닫기

‘故노무현 명예훼손’ 정진석, 2심서 벌금 1200만원으로 감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27010015004

글자크기

닫기

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8. 27. 16:48

法 "명예훼손 혐의 인정…피해회복 노력한 점 등 고려"
1심 "악의적이고 경솔한 공격" 징역 6개월의 실형 선고
정진석 "재판부 판단 존중…유족께 송구스러워"
정진석 비서실장, 2심 선고 공판 출석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이훈재·양지정·엄철 부장판사)는 27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실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벌금 500만원보다는 높은 형이다.

재판부는 "정 실장은 이 사건 글을 통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으며 이는 허위사실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게시글의 진위 여부에 대한 근거 없이 글을 작성하는 등 적어도 미필적 고의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인다"며 "공공의 이익에 의해 작성·게시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도 있었다고 보인다"며 정 실장의 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정 실장이 해당 글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관련 사실을 인정하며 피해자에 진심으로 사과 글을 게시한 점, 나아가 최근 피해자 측에 방문해 직접 사과하고 반성하며 피해 회복을 노력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선고를 마친 정 실장은 취재진에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권양숙 여사님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가족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하고 노 전 대통령님의 유가족분들이 늘 건강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상고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정 실장은 지난 2017년 9월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 실장은 뒤이어 SNS에 "노 대통령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었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올린 글일 뿐"이라며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고소 5년 만인 2022년 9월 정 실장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같은 해 11월 법원은 직권으로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정 실장이 개인 SNS에 올린 글 내용은 거짓이고,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도 없었으며 공적 관심사나 정부 정책결정과 관련된 사항도 아니었다"면서 "악의적이거나 매우 경솔한 공격으로서 그 맥락이나 상황을 고려했을 때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도 없다"며 정 실장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선고 이후 박 판사가 법관 임용 이후 SNS 등에 야당 지지 성향 등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 실장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긴 송사를 거치며 말 한마디 글 한 줄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앞으로 공직을 수행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신중히 처신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김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