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역시 마지막 희망의 끈 놓아
IBM, MS 등 엑소더스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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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중앙 및 지방 정부들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에게 외자기업 차별 대우를 시정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하면서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철수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여전히 경쟁적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보면 역부족이라는 사실은 바로 확인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차이나 엑소더스라는 말이 절대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 와중에 이제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버티던 미국 기업들마저 마침내 중국에서 방을 빼고 있다. 사례를 들어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 IBM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내부 회의를 열어 중국 내 연구·개발(R&D)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IBM 중국개발센터와 IBM 중국시스템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직원들의 대부분도 해고했다. 일자리를 잃은 직원이 무려 1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테슬라, 인텔 등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잇따라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직원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MS의 경우 지난 5월 클라우드와 AI사업부 등에서 일하는 800여명의 직원을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근무지로 이동시켰다. 애플은 인도와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 플래그십(대표) 모델을 인도에서도 조립하기 시작했다. 과거 제품 대부분을 중국 내 조립공장에서 생산해온 것과는 완전히 상황이 판이하다.
이외에 자동차 대기업 제너널모터스(GM) 역시 중국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R&D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조차 속속 차이나 엑소더스에 나서는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우선 최대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매력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꼽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특혜보다는 각종 규제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하는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시기 및 방법 무제한의 압박을 가하는 상황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한때 대단했던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호시절은 이제 완전히 갔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