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총통 이어 대법원장도 여성
야당 반발, 임명 하지만 막지 못할 듯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일 전언에 따르면 샤오메이친(蕭美琴·53) 대만 부총통은 지난달 30일 총통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10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사법원의 원장, 부원장, 대법관 등의 후임자 7명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이어 전문성, 진보성, 국제화, 이론과 실무 겸비 등의 자질을 고려해 향후 사법 개혁을 추진할 인물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곧 입법원(국회)의 지지와 동의를 얻을 것이라면서 헌정 체제의 건전한 운용을 촉진할 경우 대중의 기본권이 더 잘 보장될 것이라는 입장도 피력했다.
|
소식통들에 따르면 장 사법원장 후보자는 미국 예일대학 법학박사 출신으로 '권위주의 통치 시기 국가의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자 권리회복기금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 또 총통부 인권자문위원회 위원, 사법개혁국시회의 분과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9년 5월에는 동성혼인 특별 법안인 '사법원 해석 748호의 해석과 실시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전문가의 입장을 제공하기도 했다. 헌법과 국제인권법 등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원장 지명자인 야오리밍(姚立明·72) 민의기구관찰문화교육기금회 이사장과 비교할 때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사실이 한때 논란으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대체로 적절한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만 내 몇 안 되는 법률가라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제1야당인 국민당이 이번 지명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우선 장 교수가 지난 6월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입법원의 의회개혁법(총통견제법)에 대한 '효력정지 잠정 처분(가처분) 신청' 당시 추천한 학자였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한마디로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국민당은 이외에 이번 지명이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국회 개혁을 차단하려는 의지를 말해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제2야당 민중당 역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사법원의 독립성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비판을 대놓고 하고 있다. 분위기를 보면 입법원의 의석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민진당 정부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야당들이 정부의 발을 너무 잡는 것이 아니냐는 최근 대만 내 정치권의 여론을 감안할 때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대만의 여성파워가 대단하다는 사실이 곧 입증될 것이라는 얘기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