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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케이블카 추진’에 통도사 및 범시민 단체 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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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9. 05. 13:48

케이블카 사업 현황 등 근거로 반대 입장 밝혀
궐기대회 분위기에도 울주군 기존 입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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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영축환경위·울산 사암연합회와 신도, 환경단체는 3일 울산시청 앞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다. 반대 시위 중인 통도사와 울산 사암연합회 승려들./제공=통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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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기대회 행진 모습./제공=통도사
경남 양산 영축총림 통도사와 범시민단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강행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스님들과 시민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5일 불교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일 울산시청 앞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에는 승려와 신도는 물론 범시민단체 등 1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대회사에 이어 연대 발언, 결의문 채택 등 순으로 집회를 진행한 뒤, 태화강 둔치까지 차로를 따라 행진했다.

이날 대회에서 영축환경위원회 위원장 정원스님은 전국 케이블카 사업의 현황을 근거로 신불산 케이블카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정원스님은 "2013년 개통한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도 첫 해 2억원의 흑자 이후 이듬해부터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대다수의 케이블카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적자가 불 보듯 뻔한 케이블카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과연 무엇을 하기 위함이고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정말 궁금하다"며 "이미 한물간 케이블카 건설로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공무원들의 말은 이제 너무나 시대착오적으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궐기대회에 나선 통도사는 주지 현덕스님의 입장문을 통해 "케이블카 사업 추진은 통도사의 세계유산 가치와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의 보전 가치에 반하는 행위"라며 "통도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산과 사찰, 역사가 어우러진 문화 환경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불산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며 "케이블카 건설로 발생할 산림 훼손과 서식지 파괴는 자연환경과 생물 다양성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덕스님은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도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날 입장문에서도 통도사는 단순 집단 이기주의가 아닌 지역 사회와 환경에 대한 진지한 우려 차원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궐기대회의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카 건설을 지원하는 울주군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울주군은 설명자료를 통해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은 직선거리로 통도사 대웅전과는 5㎞, 영축산 정상과는 2㎞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며 "통도사 경내에서는 상부정류장과 시설물이 보이지 않고, 상부정류장에서도 통도사 경내가 조망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하면서 통도사 수행환경이나 사찰 주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신불산 환경 훼손이나 사업성 부족과 관련한 지적에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상세히 보완하고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영남알프스 자체로만 매년 100만의 등산객이 찾고 있고 울산시와 울주군이 산악관광 투자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어,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울주군은 '엄청난 경제적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보고서나 뚜렷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한편 세진중공업의 특수목적법인 영남알프스케이블카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6㎞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일명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울주군은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음은 통도사 주지 현덕스님 명의의 입장문 전문이다.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문

신불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자연유산 중 하나로, 수려한 경관과 함께 풍부한 생태계를 자랑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최근 신불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우리는 큰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의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영남알프스와 통도사의 케이블카 사업은 무엇보다도 수행환경과 자연환경의 훼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사업이 진행될 경우, 통도사의 세계유산 가치와 세계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의 보전 가치에 반하는 행위가 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독특한 산지승원의 가치를 해치게 됩니다. 통도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산과 사찰, 역사가 어우러진 문화 환경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자연환경의 훼손입니다. 신불산은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입니다. 케이블카 건설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할 산림 훼손과 서식지 파괴는 신불산의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는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해 환경 파괴를 최소화해야 하며, 케이블카 건설은 이에 반하는 행위라고 판단합니다.

셋째, 생물 다양성의 위협입니다. 신불산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종들이 서식하는 지역으로, 이들의 생존이 케이블카 건설로 인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며, 이를 위협하는 어떠한 개발도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넷째, 경관 훼손과 관광 가치의 감소입니다. 신불산 주위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지닌 명소입니다. 케이블카와 같은 인공 구조물은 이러한 자연미를 훼손하고, 오히려 관광객들이 신불산을 찾는 이유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불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자연 그대로의 아름 다움을 보존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섯째, 경제적 실효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니 교통 약자 배려니 하지만 이 또한 개발을 위한 구실에 불과합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시설에도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배려시설 따위는 없었고, 50년째 흑자라는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가 있는 설악동의 지역상권 또한 쇠퇴한 지 이미 오래입니다. 개인사업자 배만 불리는 이 사업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었다는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갈등의 우려입니다. 케이블카 건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지역 사회를 분열시키고,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고, 지역 사회의 화합과 협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통도사는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 계획이 철회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신불산은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지금 이 순간의 편의와 경제적 이익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보전과 보호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영축산과 신불산을 지키기 위해 통도사 사부대중과 불자들은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불기 2568년 09월 03일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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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와 울산 사암연합회, 환경단체 관계자, 신도들은 울산 태화강 둔치까지 행진하고 있다./제공=통도사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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