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개 항목, 올해 7월 물가상승률 보다 더 높아
|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5일 전체 의료 기관 중 자료 제출에 응한 7만562개 기관의 623개 비급여 항목 가격을 공개했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비용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를 말한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이런 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의료법에 근거한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함으로써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의료기관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7만562개 기관에서는 비급여 진료 전체의 65.7%인 334개 항목의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인상됐고, 132개는 올해 7월 물가상승률(연 2.6%)보다 더 올랐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도수치료의 경우 평균 가격이 전년대비 2.5%, 대상포진 예방접종비는 10.6% 인상됐다. 특히 의료기관별 큰 가격 차이를 보인 건 비밸브재건술,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 등이었다.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 비밸브재건술 진료비는 최소 5만1000원에서 최대 500만원으로 98배 차이가 났다. 의원급만 놓고 봐도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 등 이른바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전체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173만원이었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의 경우 서울에 있는 한 의원은 29만원, 또 다른 의원은 680만원을 각각 받아 23배 차이가 났다. 조사 대상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220만원이었다.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은 3.1배 수준이다.
도수치료는 중간금액이 10만원이었는데, 경남의 한 의원에서 26만원을 받았다.
자궁근종 치료에 쓰는 하이푸시술(고강도초음파집속술)을 초음파 유도하에 하는 경우 최소금액은 200만원, 중간금액은 800만원, 최고금액은 1800만원이었다.
하지정맥류 수술 역시 수술 방법에 따라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 차이가 최대 4배에 달했다. 중간금액은 150만~160만원 정도다.
이번 조사는 진료비만 분석한 것으로, 의료기관 간 가격 차이는 진료 기준과 난이도, 인력과 장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정부는 앞으로 환자들의 관심이 큰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기관별 가격 차이가 큰 항목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협의해 적정 가격 설정을 유도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는 국민에게 보다 정확도 높은 정보 제공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제출한 자료에 대한 근거목록확인 등 검증을 위한 유선안내와 현장 방문을 통한 비급여 진료비용 항목별 금액 모니터링을 확대·실시했다"며 "의료기관별 진료금액의 정확도를 높이고, 시스템의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