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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뇌관 없애자”… 커지는 ‘책임준공 개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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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4. 09. 11. 16:28

국토부, 대형건설사들과 '건설업 발전방안' 간담회
건설사들 "불합리한 책임준공 확약에 업계 어려움 가중"
“PF대주단 사업 리스크 나눌 수 있도록 정부 개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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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정부 차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구조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건설사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책임준공' 제도를 두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건설업계는 사업 중단·준공 지연 등으로 발생하는 금전적 손해를 시공사 홀로 부담해야 하는 책임준공 제도의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침체된 건설경기를 되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대형 건설사 사업담당 임원들을 불러 '건설산업 발전 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위권 건설사들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건설부문 등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건설사 임원들은 공사비 인상 등 최근 건설업계에 닥친 어려운 상황을 정부에 전하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특히 책임준공과 관련한 부동산 PF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A건설사 관계자는 "특정 주제를 정하고 논의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공통적으로 건설사들은 부동산 PF 사업 중 책임준공 확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과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책임준공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부동산 경기 악화에 책임준공 확약이 건설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정해진 기일 내 건설공사를 책임지고 마치겠다고 PF사업 대출을 내준 금융사 등 대주단과 체결한 약정이다.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시공사는 모든 책임을 지고 시행사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사업 확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맺는 경우도 있지만, 업계 내 관행적으로 굳어지다 보니 시행사 등의 요청에 의해 체결되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3년 전 부동산 호황기 때 건설사들은 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수 사업장에서 책임준공을 확약한 바 있다. 이는 공사비 인상·부동산시장 침체 등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개별적 대응으로는 시공사에 과도한 리스크를 짊어지게 하는 현 부동산 PF 구조를 타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PF 대주단도 사업 손실 위험을 함께 분담할 수 있도록 정부의 구조 개선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연내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사업구조 개편 종합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8.8 공급 대책'을 통해 부동산 PF 지원을 위한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활용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업 시행사들이 부동산 PF 자기자본 비율을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되면 시공사에 의지하는 책임준공 규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우리 PF는 자기자본 비율이 3%밖에 안 되고 97%가 빚이기 때문에 경기가 조금만 안 좋아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프로젝트 리츠 등을 통해 자기자본 30% 이상의 안정적 PF를 만들면 금융 비용을 줄이고, 경기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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