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의료 문제는 여야를 떠나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 그리고 의료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대승적으로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더 나은 방안을 찾는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질 높은 의료 수요 또한 증가함에 따라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의료진들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정원 재조정도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로 올릴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 협의체 출범 전제 조건으로 뭐는 안 된다는 건 없다"고 밝혔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을 두고도 "모여서 무슨 얘긴들 못 하겠나"라고 했다.
물론 한 대표의 발언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토록 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2025학년도 의대정원 재조정 문제도 의제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지 이를 실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의료계를 대화테이블로 이끌어 내겠다는 뜻인데 이에 대해 대통령실도 11일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호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여야의정 협의체의 출범을 고대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12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추석 연휴기간 응급실대란 방지책과 조속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와 여당이 이처럼 의료개혁 문제에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가운데 전국 40개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전제조건이 없다면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야당도 이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의료계의 동참을 독려하고, 의대생, 전공의, 의사단체 등도 전제 조건 없이 협의체에 동참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