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14차' 전용 84㎡형, 일주일 세 3억원 '껑충'
은행 빚 의존 않는 '현금 부자'들이 매입 주도
"대출 규제로 수요 주춤하자 틈새 노려"
|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전용면적 105㎡형은 이달 2일 37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지난 2021년 8월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33억원에 팔리며 세웠던 최고 매매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이 아파트에선 전용 105㎡형이 올해 7월 22일 33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미성1차는 현재 인근 미성 2차와 함께 압구정 1구역으로 재건축이 추진 중인 한강변 단지"라며 "짧은 기간 시세가 4억원이나 올랐지만, 금세 매물이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현대1~7·10·13차와 함께 압구정3구역으로 지정돼 재건축을 진행 중인 현대14차 전용 84㎡형도 이달 6일 4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2년 5월 기록된 최고 거래가(43억원)를 경신했다. 또 같은 전용 84㎡형의 다른 타입이 지난달 27일 44억원에 매매된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여만에 아파트값이 3억원 오른 셈이다.
한강변 재개발 단지인 성동구 성수동 강변현대(성수2지구) 전용 81㎡형 매물은 이달 6일 23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전 신고가(2022년 4월 거래)보다 1억500만원 높은 가격에 팔렸다. 성수동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8.8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여주겠다고 발표한 이후 일대 노후 단지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특히 성수 재개발지구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날로 커지며 매물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와 은행들의 가계대출 규제가 오히려 한강변 재건축 시장의 주요 수요층인 현금 자산가들의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등 한층 강화된 대출 규제로 아파트 매매 수요가 다소 꺾이자, 반대로 자산가들이 이를 기회 삼아 고가 아파트 매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현금을 많이 보유한 자산가들은 은행 빚(대출)에 의존하지 않는 경향이 높아 강화된 대출 규제에도 아랑곳 않고 적정 수준의 가격이라면 빠르게 아파트를 사들인다"며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 부족 이슈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대출에 의존해 아파트를 매입하는 수요가 줄어든 틈을 타 '똘똘한 한 채'를 사려는 부동산 '큰 손'들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