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매물은 1년 만에 20.3% 감소
대출규제 강화에…월세 쏠림 심화 가능성
"모든 유형의 주택 공급 더딘 상황…'풍선효과' 위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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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16.08로 집계됐다. 이는 KB부동산이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31만3378만원으로, 작년 7월(124만7000원)과 비교해 약 5% 상승했다.
보증금 미반환 등 전세사기 이슈로 인해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미처 아파트 매매 혹은 전세를 구하지 못한 주택 수요자들이 월세로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 KB부동산을 보면 전국에서 가장 가구 수가 많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전용면적 84㎡형 월세 시세(보증금 2억원 기준)는 지난 8월 기준 337만~370만원으로, 1년새 약 12% 상승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최근 서울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전세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덜한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형도 지난달 2일 보증금 4억원에 월세 110만원으로 2년 계약이 신고됐다. 1년 전 같은 보증금에 월세 60만원으로 계약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셋값이 거의 2배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월셋값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만5623건으로, 작년 동기(1만9050건) 대비 18.0% 줄었다.
당분간 서울 아파트 월셋값 상승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인 가계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문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대출이 막혀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기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월세로 몰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가뜩이나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임대차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대출 규제로 인해 수요자들의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비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주택 공급이 더딘 상황인 만큼, 월세 쏠림 현상 등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더욱 극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