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플레이션' 영향 밥상물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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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물가지표 '안정세'인데…체감하기까지 시간 필요
24일 정부에 따르면 물가와 관련한 대부분의 지표는 안정화 추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41(2020년 수준 100)로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작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1.6% 상승해 7월(2.6%)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2.0%까지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상승률도 2.1%로, 전월(2.2%) 대비 하락했다. 이른바 '밥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3.2% 오르며 전월(7.7%)보다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누적된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0.5% 수준이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5%로 무섭게 치솟았다. 올해 2%대 상승률로 안정세를 찾더라도 이미 커져버린 '물가부담의 피로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1년 사이 5000원에서 8000원으로 크게 뛰었는데, 이듬해 물가가 안정돼 8500원으로 소폭 오르더라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짜장면 비싸네'라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미 누적된 물가 피로에 '히트플레이션'까지 더해져
여기에 체감물가에 민감한 농수산물 가격이 뛴 영향도 작용했다.
올해에는 유례없는 폭염으로 일부 농식품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이 나타나면서 밥상물가를 뒤흔들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배추 1포기의 평균 가격은 9321원으로 평년 가격(6823원)보다 36.6% 뛰었고, 시금치 가격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기획재정부는 기상이변이나 국제 유가 불안 등 추가 변수가 없다면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경임 물가정책과장은 "OECD 주요국 비교하면 우리가 정점이 가장 낮았고, 물가가 빠르게 안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진단도 비슷하다. 이종웅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높은 생활물가는 의식주 소비의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에 더 큰 부담"이라며 "이로 인해 대다수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물가가 지표물가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