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첫 공개된 2028학년도 수능 통합사회·과학 문항…“융합적 사고 평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26010014742

글자크기

닫기

세종 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09. 26. 12:54

현 중3부터 도입…사회·과학 2개 교과 이상 이해해야
평가원, 예시문항 26개 개발…문항 수·배점 등은 내년 상반기 확정
"모든 과목 골고루 공부…사교육비 증가할 수 도"
9월 모의평가 준비하는 수험생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연합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 영역의 예시문항이 처음 공개됐다. 하나의 문항에 여러 사회·과학의 내용 요소, 성취 기준 등을 반영해 융합적 사고를 평가하기 위해 출제된 문항으로 구성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8학년도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을 26일 발표하며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 출제과목으로 도입, 개별 과목에 한정된 평가에서 사회·과학 전반을 다루고 논리적 사고 역량을 기르는 융합 평가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험생들은 사회·과학 탐구 영역의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골라 시험을 보는데,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17개 과목을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통합, 공통 응시과목으로 신설한다. 사회·과학탐구 과목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모두 똑같은 문항으로 시험을 보게 되며, 선택과목은 현재 진로·적성에 따라 고2∼3 때 배우지만,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고1 때 배운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수능에 도입한 것은 학생이 개별 학문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관점을 통합 이해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기초 소양과 역량을 함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고1 때 배우는 내용이라 문항 자체는 평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영역에 걸쳐 문항이 출제되기에 사회·과학 모든 영역의 개념 이해가 중요해진다.
이날 공개된 예시 문항은 2~3개 교과 지식을 갖춰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기존 2개 과목을 선택해서 응시하던 데에서 통합적인 교과 지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통합사회는 윤리, 지리, 역사, 일반사회(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등) 등이 결합한 형태의 문항으로, 모든 영역에 대한 개념 이해를 묻는 문항으로 구성됐다.
예시문
공개된 예시문항 중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의 지도와 여행일지를 제시하고, 건조 기후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주거 문화, 이슬람교 창시로 인한 문화 변동과 이슬람 문화의 정체성을 반영한 건축 양식 등에 대한 설명을 찾도록 했다. 해당 문항은 지리와 사회문화 등 사회 교과 내 두 개 교과군의 내용을 알아야 풀 수 있게 설계했다.

'인권 보장과 헌법', '사회정의와 불평등', '세계화와 평화', '자연환경과 인간', '시장경제와 지속가능발전' 등 교과 단원 2개 이상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융합질문들도 예시로 제시됐다.

통합과학도 과학의 기본 개념을 익히고, 과학탐구 능력과 태도를 길러 자연과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 통합과학에는 기존 과학 교과인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은 물론 인공지능(AI), 로봇, 감염병과 병원체 등 새로운 내용도 포함됐다.

예시 문항 중 하나는 자석이 코일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유도되는 전류를 알아보는 실험과정을 보여주고, 결론을 도출하는 문항이 제시됐다. 역학적 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문항으로 '시스템과 상호작용', '환경과 에너지' 단원을 융합했다.
과탐1
또 디지털 센서를 활용해 교실 내 기온, 기압, 절대 습도, 이슬점을 측정하는 탐구 활동을 제시한 뒤 적절한 결론을 파악해보라는 문항도 예시로 나왔다. 디지털 탐구 도구를 활용해 대량의 자료를 수집한 '빅데이터'를 통한 탐구 활동을 제시한 셈인데,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과학기술과 관련한 실제 맥락에 적용·탐구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이번에 개발한 문항은 통합사회 14개, 통합과학 12개 등 총 26개다. 개발된 예시 문항은 평가원(www.kice.re.kr)이나, 수능 홈페이지(www.suneung.re.kr)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실제 통합사회·통합과학 문항은 현 중3이 고등학교 3학년이 돼 치르게 되는 평가원 주관의 2028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시행은 2027년 6월께) 때가 돼서야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 통합사회·통합과학이 몇 문항, 몇 점 만점으로 출제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 "사회·과학 전 과목 골고루 학습"… "사교육 부담 늘 수 있어"
대입 전문가들은 특정 과목에 편중된 학습보다는 전 과목을 골고루 학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체 수험생이 사회·과학 탐구 영역 전 과목 시험을 필수로 봐야 했던 지난 5차 교육과정(1994학년도~1998학년도)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탐구영역 전 과목을 시험봐야 했기에 학습범위와 난도가 상당했다. 이에 사교육비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사회·통학과학에서는 다양한 과목에서 결합된 문제가 출제되기에 특정 영역에 대한 배경지식이 충분치 않으면 문제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며 "중학교 단계부터 사회·과학 전 영역에서 고른 학습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이 수능을 봤던 시절 사탐과탐 전 과목을 다 봤던 경험이 있어서 문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선행학습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여 사교육비 부담이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통합·융합형 수능이란 본연의 목적이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공교육만으로 2028학년도 수능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출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