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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전날 도쿄도의회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도의원들의 관련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 도쿄도의 독자적인 육아지원 정책으로 세대 소득과 관련 없이 모든 가정에 대해 첫째 자녀의 보육료를 무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현재 시행 중인 저소득층 3~5세 첫째 자녀에 대한 보육원 비용 무상 지원의 범위를 한층 더 확대한 것이다. 아사히 등 일본 언론들은 그간 저소득층만 우대해온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역차별적 지원 제도'를 고이케 지사가 지적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꼬집었다.
고이케 지사는 "현재 정부는 3~5세 아동에 대해서만 보육원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도쿄도는 독자적인 재정을 활용해 갓 태어난 영아부터 7세까지 범위를 확충해 보육원 비용 무상화를 실시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이케 지사는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도쿄도의 육아지원 정책과 정부의 그것을 동시에 병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도쿄도는 이전에도 18세까지 자녀 한명당 월 5000엔을 지급하는 시책이나 국공립 고등학교의 실질적인 무상화를 소득제한 없이 실시한 바 있다.
고이케 지사는 "이번 정책안은 무상화 대상을 광범위하게 확대해 저출산 가속화를 막고 육아하기 편한 도시를 만들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도쿄도 지원 방침에 대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자체간의 재정 상황이 제각각 다른 상황에서 고이케 지사가 언급한 파격적인 지원 정책은 그야말로 재정이 풍족한 도쿄도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지자체장은 아사히에 "지자체 간 지원책 격차가 더욱 확대되면 도쿄도를 비롯한 수도권 선호현상은 심화되고 지방은 더욱 소외돼 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정부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도쿄도가 그동안 독자적인 정책을 여러 차례 실시한 건 알고 있지만, 앞으로 가능하면 정부와 (정책)보폭을 맞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에 고이케 지사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러한 차별없는 정책은 원래 정부 주도 하에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게 맞다"며 "육아 시책은 국가차원에서 책임을 가지고 실시하고 그 격차를 줄여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