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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U, 노르웨이, 일본 등 수산선진국들은 공통적으로 수산물 유통구조의 디지털화를 통해 유통과정의 투명성 강화를 추진하여 수산물의 품질을 높이고, 유통 효율성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수산물 이력추적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유통과정에서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의 확대를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EU는 전자인증시스템(TRACES)을 통해 수산물의 유통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회원국 간의 무역을 간소화하여 유통비용을 절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산물 유통구조는 생산된 수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도매상, 중개업자, 소매상 등을 거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유통비용이 증가하고 품질 관리가 어려운 한계에 있다. 그리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가격 및 품질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여 소비자는 수산물의 실제 품질이나 유통 과정을 충분히 알기 어렵고, 생산자 역시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복잡한 유통 단계로 인해 물류비와 중간마진이 늘어나면서 생산자의 수익은 낮아지는 반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높아지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수산물의 경우 신선도와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온라인 거래 활성화가 매우 더딘 실정이다.
향후 우리나라 수산물 유통구조 또한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소비자의 요구 변화와 글로벌 시장경쟁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즉, 현 문제점인 복잡한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유통 효율성 향상, 산지 및 소비지 유통시설의 현대화, 수산물 유통의 투명성 강화, 그리고 수산물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 등을 도모해야 한다.
전통적인 산지위판장과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복잡한 유통구조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경로를 축소할 수 있는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소비지분산물류센터(FDC)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FPC는 산지 등에서 원료 수산물을 직접 전처리·가공하여 상품화를 통해 직거래 등 유통경로를 다양화시킬 수 있고, 생산자의 유통비용 감소와 소득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2015년 속초 FPC를 시작으로 현재 9개소가 운영 중이고 향후 전남권 FPC가 건립될 예정이지만, 지역적으로 그리고 품목별로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FDC는 산지 등에서 대량으로 수집한 수산물을 대형유통·급식 등 소비지로 직접 출하하는 종합유통시설로 유통비용을 절감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20년 인천 FDC를 시작으로 현재 2개소가 운영 중이지만 보다 많은 지역으로 시급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수산물의 식품안전성 강화를 위해 유통시설의 현대화가 도모되어야 한다. 현재 20년 이상 노후화된 산지위판장이 전체 약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저온·친환경 위판장으로의 현대화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다행히도 현재 국비, 지방비, 자담을 통해 전국 노후 위판장에 대한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속도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유통경로를 다양화하고,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수산물 온라인 거래 활성화가 필요하다. 올해 7월 온라인도매시장에서 수산물 첫 거래가 시작되었고, 저장성이 높은 건어류·염장품·냉동품이 중심이 되고 있다. 내년에는 빠른 대금 정산을 위한 자금 지원도 이루어질 예정으로 있어 판매자와 구매자의 유치 홍보를 확대하고, 품질 등에 대한 관리 강화를 통해 거래품목을 확대한다면 수산물 온라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산물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통해 수산물 소비 증진과 유통구조의 효율성 향상으로 우리나라 수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