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현상이 가장 확실한 증거
국경절 특수 당국 주장과도 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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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거품의 폭발로 인한 부동산 산업의 대추락, 지방 정부 부채의 폭증 현상까지 더할 경우 경제는 거의 빈사상태에서 헤맸다고 할 수 있었다. 베이징에서 소규모 부동산 분양업체를 운영했던 뤄민헝(羅敏恒) 사장이 "지금 우리 경제는 동시다발로 도래한 악재 탓에 완전 지뢰밭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지뢰가 하나라도 터지기만 하면 대폭발의 재앙은 현실이 될 수 있다"면서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분석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최근 전국 곳곳의 항간에서 들려오는 기가 막힐 유행어들은 이 현실을 분명하게 말해준다고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첸황(錢荒·돈가뭄), 다시 말해 돈맥경화를 먼저 꼽아야 한다.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현실을 시니컬하게 지적하는 유행어라고 할 수 있었다. 차이둥부시(부채 돌려막기)라는 유행어도 간단치 않다. 아예 첸황을 찜쪄먹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현실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었다. 중국이 이제는 빚의 천하가 됐다는 얘기와도 바로 통한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했으니 당국이 국경절의 도래를 학수고대하면서 특수를 기대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국경절이 끝나자마자 경기가 상당히 좋았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실은 정 반대라고 해도 괜찮다.
국경절 연휴가 끝난 직후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1일부터 7일까지 전 대륙의 관광객 규모는 2019년보다 10.2% 늘어났다. 또 지출은 7.9%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외견적으로는 당국의 기대가 나름 현실로 나타났다고 단언해도 괜찮지 않을까 보인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이 이 통계를 자체적으로 분석, 계산한 후 "이는 관광객 1인당 지출이 5년 전보다 실제로 2.1% 감소한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한 사실을 상기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국경절 내수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는 결론은 별로 어렵지 않게 나온다. 황금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경제 당국이 경기 부양 패키지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이로 보면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기로에 서게 됐다는 외신의 분석은 이제 공연한 엄포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