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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로 무대 옮긴 롯데 신동주… 장남은 광윤사 임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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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4. 10. 13. 17:50

작년 펀드사 설립 후 사업 확장나서
장남 신정열 광윤사 이름 올렸지만
신유열 전무 중심 승계 작업에 돌입
"국내 기반 없어 경영권 분쟁서 불리"
2022년 한국 롯데 상장사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국내에서 두문불출했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싱가포르로 활동 영역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싱가포르에 펀드 회사를 설립하고 일본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그사이 아들 신정열씨는 한·일 롯데그룹 최정점인 광윤사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만 모습을 드러냈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 펀드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과 부인 조은주씨의 이니셜을 딴 'S&C 펀드'로 SD&CH 홀딩스를 설립해 사업을 전개 중이다.

싱가포르에 회사를 설립한 후 국내에서 운영 중인 SDJ코퍼레이션은 2022년 이후 감사보고서가 올라오고 있지 않다.

SDJ코퍼레이션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5년 10월에 설립된 회사로,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무역 및 도소매를 주요 사업으로 게재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업 준비' 상태에 머물러 있다. 2017년 500억원을 주고 매입한 블랙스톤에듀팜 리조트를 2021년 610억원에 매각해 수익을 낸 이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은 '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만 1억9300만원이다.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싱가포르 부촌에 초호화 리조트형 빌라를 구입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SDJ코퍼레이션은 이름만 있을 뿐 사업은 영위하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국내 기반이 없는 만큼 롯데경영권 분쟁에서 완전히 멀어졌다고 봐도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신동주 회장은 경영복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장남 신정열씨를 지난해 3분기부터 광윤사의 업무집행자(임원)에 선임시켰다. 한글 이름이 아닌 일본명인 '시게미쓰 유우스케'로 이름을 올렸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1대 주주(28.14%)로 롯데경영권 분쟁의 핵심이 된 회사다. 사실상 '옥상옥' 구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으면서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늘 위협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최대주주(50.2%)로 있으면서 이 지위를 활용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때마다 번번이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과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올리며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아들까지 광윤사 임원에 이름을 올리며 대를 이어 분쟁을 일으킬 소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015년과 같은 '형제의 난'이 일어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10번의 경영복귀 시도에서 모두 신동빈 회장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지분이 28.14%에 그치고 있고,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투자회사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10%)의 우호지분을 모두 신동빈 회장이 장악하고 있어서다.

특히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는 신동빈 회장과 함께 신유열 전무가 공동대표이사에 올라 있다. LSI는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의 최대주주다. LSI는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인 롯데파이낸셜의 지분 51%를 보유하며 LSI→롯데파이낸셜→롯데캐피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호텔롯데의 사실상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LSI는 일본 투자회사인 L1과 L7~12의 지분을 100% 보유하며 호텔롯데의 지분 46.13%를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롯데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계열사가 재편, 롯데홀딩스와의 연결고리가 다소 약화되고 있는 데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만 성공한다면 완전한 분리도 이룰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이 싱가포르서 자금을 모으고 광윤사를 통해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고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신유열 전무를 중심으로 승계작업에도 돌입한 만큼 추는 신동빈 회장에게 기울어져 있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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