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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취임식을 마친 뒤 장관과 정부 기관장 등 총 109명에 이르는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사상 최대 규모의 내각이다. 이번 내각엔 프라보워 대통령을 지지하는 7개 정당 연합 소속 정치인들이 포함됐고, 내각 이름은 인도네시아 국기 색깔을 따 '적백내각'이라 명명됐다.
내각 가운데 48명은 장관으로 직전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 정부 당시의 34명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이번 내각에는 조코위 대통령 시절 내각 구성원의 거의 절반 가량을 다시 기용했다. AP는 이것이 정책 연속성과 안정성을 꾀한 것이라 전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기존의 부처들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식량 조정부, 인프라 조정부, 투자·전방사업부 등을 신설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크고 다양한 국가임을 감안한다면 대규모 연립정부 구성이 필요하다"며 정부 부처와 장관직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새 내각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부 장관이다. 스리 물랴니 장관은 이번에도 유임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조코위 전 대통령 등 3명의 대통령 아래서 재무장관을 지내는 기록을 세웠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고위직 출신인 스리 물랴니 장관은 그간 인도네시아의 난잡한 세금 제도를 개혁하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인도네시아 경제를 큰 불상사 없이 이끌어 인도네시아 국내와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3% 이내 범위로 유지해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 국민의 약 30%에 해당하는 8300만 명의 아동·임산부 등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연간 약 280억달러(약 38조40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세계은행과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인도네시아 재정 건전성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하지만 스리 물랴니 장관이 유임됨에 따라 재정 전망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조코위 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지만, 2019년 조코위 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합류했다. 지난 2월 대선에서는 조코위 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해 조코위 전 대통령의 암묵적인 지지 속에 3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