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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젤리카 카라만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다음달 3일 2차 투표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한다고 밝혔다. 전날 치러진 대선에 출마한 11명의 후보 중 어느 누구도 과반 이상 득표를 하지 못한 것이다.
카라만 위원장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의 잠정 개표 결과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이 약 4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약 26%의 표를 얻은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해 다음달 결선투표서 다시 승부를 가리게 됐다.
다만 현지에서는 친서방 노선을 견지해온 산두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에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두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도 결선투표 끝에 친러시아파인 이고리 도돈 당시 대통령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산두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 등 친서방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자 EU에 가입을 신청하고 2030년까지 EU 회원으로 가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민투표에서는 EU 가입에 찬성하는 의견이 51.2%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다. 대선 직전 발표된 CBS-AXA 여론조사에서 몰도바 국민의 63%가 EU 가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이에 몰도다 정부는 러시아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앞서 몰도바 경찰은 이달 초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범죄 집단이 몰도바 국민 13만여명에게 대선에서 친러시아 후보에 투표하고 EU 가입 국민투표에 반대표를 던지라며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술에 직면했지만 몰도바는 독립적이고 강하다는 것, 그리고 'EU 미래'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