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거점 ‘불법 주식 리딩방’ 29억 가로챈 일당 재판행

신뢰 관계 형성해 피해자로부터 돈 뜯는 '돼지도살 수법'
피해자 38명 29억 편취한 혐의…14명 중 12명 구속 기소

서울남부지검. /연합뉴스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불법 주식 리딩방을 운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조재철 부장검사)는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리딩방에서 활동하며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가로챈 한국인 조직원 14명을 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12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서 중국인 총책의 지휘를 받아 영업팀, 기술팀 등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38명으로부터 29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신뢰 관계를 형성해 피해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뜯어내다 어느 순간 연락을 끊는 일명 '돼지도살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국내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투자 종목을 추천해주며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고수익 주식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며 자체 제작한 가짜 투자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최초 투자금을 입금 받은 뒤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블록딜(장외 대량거래) 기회까지 매수를 계속해야 한다'며 추가 투자를 유도한 뒤 연락을 끊었다.

이들 조직은 △포털 광고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홍보팀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팀 △각 팀에 각본을 작성해 주는 시나리오팀 등으로 기능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가상자산으로 보수를 받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한 점을 확인한 뒤 범죄수익금 중 5500만 원 상당을 추징보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협력해 이 사건 공범을 끝까지 추적하는 등 서민과 투자자를 상대로 한 조직적 사기 범행을 엄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