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디도스 공격은 러시아나 북한발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디도스 공격이 자주 발생했기에 그렇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의 결제 서비스가 디도스 공격을 받는 등 우크라이나 각종 정부·민간 기관이 러시아 해커들의 표적이 됐다. 우크라이나도 이에 대응해 러시아 은행들에 디도스 공격을 가해 온라인 뱅킹을 마비시켰다고 한다. 러시아 외무부 홈페이지도 디도스 공격을 받은 걸로 돼 있다. 가히 지금 세계는 총칼 없는 '정보기술(IT) 전쟁' 시대가 됐다.
국방부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최근 북한군 러시아 파병 등과 관련, 사이버 위협이 커지고 있어 보안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온 뒤 발생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는 사이버 테러도 이제 예측 가능한 일이 됐다는 뜻 아니겠는가. KISA의 우려가 현실화했으니 디도스 공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게 됐다. 국방부와 합참이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것은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의 전쟁은 재래식 전쟁과 달리 IT전(戰)의 성격을 띠고 있기에 디도스 공격 등을 철저히 막아내지 않으면 전쟁에서 쉽게 패할 수 있다는 것을 정부와 군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각국이 재래식 무기 개발에 더해 IT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방부 등에 대한 디도스 공격은 시작에 불과하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 주요 부처는 물론 통신·전력·항공·철도 등 우리의 기간 산업망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기반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매우 효과적이고 편리한 동시에 디도스 공격과 같은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 군사시설의 경우 과거와 달리 통신장비 의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외부의 해킹 공격 시도를 사전에 철저히 막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의 IT 수준이 세계 최고라지만, 디도스 등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사이버 안보는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격을 받는 즉시 대응해 신속히 해결하는 민간협력시스템을 서둘러 갖춰 빈틈없는 사이버 안보 태세를 갖추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