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당선에 양안 표정 극과 극, 中 표정 관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07010003718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1. 07. 14:09

트럼프는 中에도 반갑지 않은 인물
하지만 하나의 중국 구도에는 도움
반면 臺에게는 거의 최악, 공포 고조
경제· 안보·군사적 재앙 등 우려
clip20241107140136
최근 '항행의 자유'를 공언하면서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훈련을 진행한 미 해군의 항공모함 전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할 경우 보기 어려운 광경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상황이 극도로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미국의 새 정부로부터 확실하게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표정까지 관리하는 중인 것 같으나 대만은 정 반대의 어려운 국면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안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7일 전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양쪽 모두의 경제에 상당히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해도 일단 크게 무리가 없다. 특히 중국에게는 아예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게 됐다고까지 할 수 있다. 그가 2018년 상반기에 무려 6년 반 동안이나 이어지고 있는 대중 무역전쟁의 깃발을 높이 쳐든 장본인이라는 점을 굳이 애써 상기할 필요도 없다. 후보 시절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60% 부과를 공언한 사실만 봐도 현실은 잘 알 수 있다.

대만 경제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이 TSMC(타이지뎬臺積電)로 대표되는 대만 반도체 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현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퍼스트' 정책을 4년 임기 내내 부르짖으면서 어떻게든 태클을 걸 가능성은 거의 100%에 가깝다고 해야 한다. 이 점에서 양안은 동병상련의 처지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이 화두로 떠오르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살펴볼 경우 이 단정에 대한 이해가 보다 쉬울 수 있다. 현재 양측 관계는 대단히 좋다. 군사적으로 거의 동맹처럼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지난 2022년 미국 의회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대만에 연간 20억 달러(2조7960억 원)에 이르는 안보 자금의 지출을 승인한 사실을 상기할 경우 진짜 그렇지 않나 싶다. 올해 4월 의회의 결정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 추가 국가 안보 지출 법안의 일환으로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20억 달러의 안보 보조금 지출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대만이 방위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이 무엇보다 예사롭지 않다. 심지어 그는 일부 언론에 "대만은 우리의 반도체를 모두 가져갔다. 반면 우리에게는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 후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여기에 "나는 재선 시 대만에 미군을 파견하는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까지 더할 경우 대만 입장에서는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진다고 할 수 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에 전쟁이 발발한다고 해도 군사적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라고 봐도 괜찮은 만큼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으로서는 진심으로 바라는 바가 큰 노력 없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하나의 중국' 원칙도 미국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인정받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양안 관계와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는 양측이 극과 극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단정은 이로 보면 별 무리가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의 표정 관리와는 달리 대만에 공포라는 유령이 배회하게 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