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억만장자 없는 나라’로 만들면 더 살기 좋을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1010005503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11. 11. 18:10

2024081501001379200083451
독일 <디 벨트> 前편집장 라이너 지텔만
억만장자가 없는 미국. 이것은 버니 샌더스가 자기의 책 '자본주의에 분노해도 괜찮다(It's OK To Be Angry About Capitalism)'에서 첫 번째로 요구하고 옹호한 바로 그것이다. 그 생각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영향력을 얻고 있다. 독일에서는 여당인 SPD(사회민주당)의 청년대표도 최근 이렇게 말했다. "나는 독일에서 어떤 억만장자도 원하지 않습니다."

포브스나 블룸버그로부터 최근 억만장자 순위표를 보면, 당신은 어느 나라들이 억만장자가 없는지 알 것이다. 아이티, 아프가니스탄, 예멘, 에리트레아, 그리고 남수단 같은 매우 가난한 나라들이거나 쿠바와 북한 같은, 가난할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이기도 한 나라들이다.

인구 면에서 모나코, 싱가포르, 그리고 스위스 같은 나라들이 가장 높은 억만장자 비율을 가지고 있고, 스웨덴도 1000만 주민 중 43명이 억만장자로 매우 높은 비율이다. 800명 정도의 억만장자가 있는 미국이 스웨덴과 똑같은 억만장자 밀도라면 억만장자 수가 140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자기 나라가 억만장자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누구든 기본적으로 자기 나라가 쿠바나 아이티처럼 되도록 혹은 스웨덴이나 스위스처럼 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부유한 나라들에 더 많은 억만장자가 있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인가? 물론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 관한 포브스 명부가 보여주듯이, 대부분 억만장자는 성공적인 기업가다.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회사들을 가지고 기업가로서 부유해졌고,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을 가지고, 래리 엘리슨은 오라클을 가지고,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가지고,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을 가지고,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가지고 부유하게 되었다.
한 나라가 빈곤을 모면할 때 그 나라에서 억만장자의 수는 증가한다. 심지어 중국 같은 소위 공산주의 나라에서조차도 그렇다. 마오 시대에 중국에는 단 한 명의 억만장자도 없었다. 1958년과 1962년 사이, 인간 역사에서 가장 큰 사회주의 실험, 마오의 '대약진 운동' 동안 4500만 중국인이 굶어 죽었다. 1981년에 중국 인구의 88퍼센트는 여전히 극빈 상태에 살고 있었다. 그때 덩샤오핑은 사유 재산권들과 시장 경제 개혁들을 도입했고, 선언했다. "몇몇 사람을 먼저 부유하게 하라!" 오늘날 오직 미국만이 중국보다 더 많은 억만장자를 가지고 있다. 같은 기간에 중국에서 극히 가난한 사람들의 수는 88퍼센트에서 1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졌다. 내가 나의 책 '반자본주의자들의 열 가지 거짓말(In Defense of Capitalism)'에서 증명하듯이, 빈곤 감소와 억만장자 수 증가의 원인은 똑같다. 경제 성장.

그래서 반자본주의자들은 억만장자들에 반대할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그들은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고전적으로 공식화했듯이, 삶이 영합(零合) 게임이라는 신념을 고수한다.

"가난한 사람이 씰룩거리며 말했지.

내가 가난하지 않으면, 당신은 부유하지 않으리."

이것은 반자본주의자들이 경제생활을 그리는 방식이다. 부유한 나라들은 자기들 부(富) 약간을 가난한 나라들에 주어야 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자기들 부 약간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들의 견해로는, 아직도 그렇게 많은 가난한 사람이 있는 유일한 이유는 부유한 사람들이 아주 탐욕스럽고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부는 종종 착취와 도둑질을 통해 획득되었고, 어떤 개인들은 다른 개인들을 희생시키고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시장 체제는 완전히 다른 집합의 원리들에 따라 작동한다. 그것은 가장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사람들이 부유해진다는 사실에 기초해 있다. 그것이 시장의 논리다.

만약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의 명부를 본다면, 어떤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빼앗아서 부자가 된 게 아니고, 그들의 기업가적 활동들이 사회에 크게 이로웠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브라이언 액튼(Brian Acton)과 얀 쿰(Jan Koum)은 왓츠앱(WhatsApp)을 발명했고 그것을 2014년에 페이스북에 팔았다. 오늘날 전 세계에 걸쳐 20억 이상 사람이 문자를 보내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무료 전화를 걸기 위해서도 왓츠앱을 사용한다. 그 두 왓츠앱 설립자는 약 190억 달러의 결합 재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한 아이디어를 통해 부유하게 되었다. 이들 두 수십억만장자가 등장해서 불평등이 증가했는가? 물론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쩌면 비싼 전화 요금 제공업체들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든 해를 끼쳤는가?

이 기업가들이 더는 억만장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자본주의자들이 말할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마도 그들의 부를 몰수하거나 90퍼센트 이상을 과세로 징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질문이 생긴다. 이 수십억이 어디로 갈까? 대답은 국가에. 그 돈이 정부의 수중에 있는 게 나은가 아니면 기업가들을 포함하는, 시민들의 수중에 남아 있어야 하는가? 게다가 만약 더 이상의 억만장자가 없으면 누가 주요 회사들을 경영하는 데 책임을 질까? 정치인들과 공무원들? 그런 체제는 이미 시도되었다. 바로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체제였는데 전 세계에 걸쳐서 실패했다.

라이너 지텔만 (독일 <디 벨트> 前편집장 )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