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비금융 사업 집중하는 은행권…적자 행진에 실효성 우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9010011426

글자크기

닫기

임우섭 기자

승인 : 2024. 12. 19. 16:52

5대 은행, 알뜰폰·배달앱·쇼핑몰 등 비금융 사업 운영
미래 고객 선점 노린 데이터 확보, 금융과의 시너지 전략
적자 지속 등 성과 부재에 사업 실효성 논란
5대 시중은행
5대 시중은행 전경.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각 사
은행권에서 미래 고객 선점과 데이터 확보를 위해 비금융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적자 누적이 지속되면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각 은행은 비금융 사업을 통해 금융 서비스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으나, 성과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본업의 재무 건전성과 경영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알뜰폰, 배달 플랫폼,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비금융 사업을 운영하거나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 'KB리브엠', 신한은행은 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운영 중이며, 농협은행은 꽃, 축산물 전용 온라인플랫폼인 '올원플라워'와 '라이블리'를 선보였다. 반면 하나은행은 별도의 비금융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도 내년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과 공연 티켓 예매 플랫폼 출시를 준비하며 비금융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은행권이 비금융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고객 데이터 확보와 금융 서비스와의 시너지 창출이다. 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알뜰폰 서비스를 통해 청년도약계좌 우대 혜택과 제휴 카드를 연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통해 소상공인 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땡겨요페이 통장' 및 정산 계좌 연계를 통해 금융 플랫폼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리브엠은 4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땡겨요는 가입자 388만명과 가맹점 18만6000곳을 확보한 상태다. 우리은행의 경우 공연 티켓 예매 플랫폼의 주요 고객층이 젊은 MZ세대인 만큼 새로운 영역의 객층을 확보하고, 해당 데이터를 금융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금융 사업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브엠은 2019년 출범 이후 매년 약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누적 적자 규모가 605억원에 달한다.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47.6%)과 비교하면 리브엠의 점유율은 4.2%에 불과하다. 특히 국회에서 대기업 알뜰폰 사업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국회 논의도 진행되면서 성장성이 제약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마케팅 캠페인과 서비스 개발·운영 등에 투자된 비용을 고려하면 수백억원대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땡겨요의 지난달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모바일인덱스 기준, 96만명으로, 배달의민족(2166만명), 쿠팡이츠(879만명), 요기요(488만명)와 비교해 격차가 크다.

비금융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은행의 재무 건전성과 경영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적자가 지속되면 본업의 자원 투입이 늘어나고, 이는 금융 서비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은행권이 미래 고객 확보를 명분으로 비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라며 "시장 내 점유율이 낮고 신규 고객 창출도 제한적이어서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각 사업 시장에서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한, 은행 입장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적자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경영진의 신뢰도 하락과 주가 하락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우섭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