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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지나면 나아지려나”…건설사들 미분양 털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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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1. 29. 08:00

대구 ‘힐스테이트 대명’ 골드바·계약 축하금 등 지급
서울 ‘그란츠 리버파크’도 계약자 중 추첨해 ‘샤넬백’ 증정
“시장 침체에 미분양 가능성 ↑…완판 서두르는 곳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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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방문한 관람객이 아파트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에 나섰지만 계약자를 구하지 못해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계약금 규모를 낮춰 수요자들의 금융 부담은 낮춰주는 것은 물론 골드바·명품백 등으로 계약자 모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분양 이후 '완판'(100% 계약 완료)에 성공하는 시점이 길어질수록 '미분양 단지'라는 꼬리표가 더욱 짙어져, 추후 계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입한 판촉 마케팅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남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에서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10돈에 달하는 '골드바'(600만원 상당) 증정 이벤트를 하고 있다. 아울러 선착순으로 계약 축하금 2000만원도 지급한다.

수천만원 규모의 비용을 투입해 계약자 구하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는 이 단지가 2년 반 가까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22년 7월 967가구를 일반에 공급했지만, 당시 244가구만 청약 접수해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오는 2026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완판을 이루지 못해 판촉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인천 중구에 자리 잡는 'e편한세상 동인천 베이프런트'도 거액의 혜택을 계약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 아파트 또한 지난해 11월 429가구를 분양했지만, 240건의 청약만 접수되다 보니 미분양이 발생한 바 있다.

총 6개 유형에 달하는 이벤트를 통해 수요자들의 계약을 부추기고 있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포함해 계약금을 5%로 낮췄고, 분양 가격의 60% 비중인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세웠다. 또 △발코니 확장 무상 △LG 프리미엄 시스템 에어컨 4대 무상 △현관 중문 무상 △주방 상판 및 벽체 엔지니어드스톤 무상 등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급 옵션들을 전부 공짜로 해주기로 했다.

서울이라고 상황이 다르진 않다. 서울 강동구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하이엔드 아파트 '그란츠리버파크'도 지난 8월 공급 이후 여전히 잔여 물량이 해소되지 않아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중도금 5%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이 아파트에서는 최근 작년 10월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샤넬백'을 증정하기도 했다.

거액의 비용을 추가 투입하면서까지 건설사 등이 미분양 해소에 나서는 데는 침체해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꼽힌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주택 시장이 가라앉은 가운데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정부·은행 대출 규제 여파로 좀처럼 시장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올해도 부동산 경기 회복을 점치는 전망이 많지 않은 만큼, '미분양 아파트' 꼬리표가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 연초 물량 털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팀부 팀장은 "대출 규제·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 인기 지역에서는 고가·신축 아파트 중심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가격 하방 조정·미분양 증가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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