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직권을 남용해 기업주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아온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3일 프랑스 법원에 출두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TF1 TV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청색 코트 차림으로 법원에 도착, 취재진에게 미소를 지으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장관들의 재임 중 부패의혹과 비위 재판을 전담하는 공화국사법재판소의 검사들은 이날 라가르드 총재를 상대로 2007년 아디다스와 국영 크레디리요네은행 간 분쟁 중재에 권한을 행사했는지를 신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당시 직권으로 이 중재를 밀어붙여 아디다스의 전 소유주 베르나르 타피에게 2억8500만유로(약 41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결정이 내려지는데 모종의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며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해온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심문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8월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온 프랑스 검찰은 지난 3월 20일 라가르드 총재의 파리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으며, 이날 심문 결과를 토대로 라가르드 총재에 대한 정식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프랑스 정부 대변인인 나자트 발로-벨카셈 여성인권장관은 이날 BFM TV에 나와 "라가르드 총재가 정식 기소되면 IMF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라가르드가 정식 기소되면 성추문으로 물러난 전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에 이어 프랑스 출신의 IMF 총재가 잇따라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 채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