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 무산에 항의하다 체포된 야권 시위대 일부를 석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날 야권 시위로 인한 정치 위기 사태 해결을 위해 레오니트 크라프축, 레오니트 쿠치마, 빅토르 유셴코 등 전직 대통령 3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에게 지난달 30일 시위에서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법률 위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이들을 즉각 석방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어제 빅토르 프숀카 검찰총장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렸으며 이르면 오늘 중에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야누코비치는 또 시위대를 강경진압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야권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통합을 통해)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EU와의 협력협정 체결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위해 정부 협상단을 이르면 11일 벨기에 브뤼셀로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단은 세르게이 아르부조프 제1부총리가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밖에 러시아 측과의 협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가를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언급도 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평균 유럽가격보다 1000㎥당 약 200달러 정도를 더 지불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 문제를 논의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선 지난달 21일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진과 내각 총사퇴, 조기 총선 및 대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