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당국에 구금됐던 영국인 의사가 석방 직전 사망해 그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리아 당국은 해당 의사가 자살했다고 발표했지만 사망한 의사의 유족들은 시리아 정보요원들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BBC와 AFP통신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부 출신의 정형외과 의사 압바스 칸(32)이 지난주 시리아 교도소에서 석방을 며칠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칸의 시신은 발견 직후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로 이송됐으며 조만간 영국으로 다시 옮겨질 예정이다. 칸의 사망 시점은 시리아 정부가 그를 석방한다고 밝힌지 불과 며칠 뒤다.
칸의 유족들은 시리아 정부에 의한 살해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칸의 어머니 파티마는 "시리아 정보요원이 아들을 살해했다"며 "시리아 정권이 어떻게 인도주의적 지원자와 테러리스트를 구분하지 못하겠느냐"고 주장했다.
파티마는 이어 "아들은 어떠한 테러리스트도 치료하지 않았고 오로지 시리아 여성과 아동만을 보살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 당국 측은 "칸이 허가받지 않은 의료활동으로 체포된 후 독방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며 살해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칸의 가족은 영국에서 칸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칸은 앞서 지난해 11월 비자 없이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 도착한 뒤 반군 장악 지역에 있는 야전 병원과 터키 난민 캠프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봉사 활동을 하다 시리아 당국에 체포됐다.
시리아 국영TV는 구금 당시의 칸을 테러리스트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사회는 그의 석방을 촉구해 왔다.
BBC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그의 석방을 명령하고 나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외무부의 한 관계자도 칸이 사실상 시리아 정권에 의해 죽음을 당한 것이라며 그의 사망을 둘러싸고 의문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학생 5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
관영 사나통신은 "테러리스트들이 홈스 외곽의 옴 알아므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폭발물이 설치된 차량을 폭파했다"고 보도했다.
또 시리아 남부 다라 지역에서는 반군이 교회를 향해 여러발의 박격포탄을 발사해 12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