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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죽으면 배우자가 상속분 50% 먼저 받는다…학계 등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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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영 기자

승인 : 2014. 01. 04. 15:03

법률 분쟁 증가 우려…개정 취지는 긍정적 평가

법무부가 일방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생존 배우자로 하여금 상속재산의 50%를 선취하도록 하는 상속법 개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상속 시 기존에 미흡하게 다뤄졌던 생존 배우자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일련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법률 분쟁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구체적으로는 △상속분 선취가 재혼 배우자 등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법적 분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기존 상속제도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라고 인식해온 국민 법감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이 쟁점이 된다.

2006년 같은 취지의 법무부 민법 개정위원회에 참가했던 윤진수 서울대 법전원 교수는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정안에서는) 재혼의 경우 다툼이 있으면 법원을 통해 선취분을 감액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는데 이 경우 분쟁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재혼의 경우 재혼 당사자가 결혼 시점에 상속금 선취분에 대해 따로 약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전에 분쟁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법원에 근무하는 한 판사 역시 “일률적으로 선취분을 50%로 정해놓고 조정을 가정법원에 맡긴다면 재혼의 경우는 실제로 다툼이 많을 것”이라며 “가정법원이 맡아야 할 분쟁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상속법도 당사자 간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 상속분할청구를 청구하게 돼 있다”며 “기존 제도와 맥락상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배우자의 상속분 선취를 인정한다고 해서 분쟁이 많아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은 이혼을 하더라도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의 절반은 재산분할을 받는 상황”이라며 “기존 상속제도는 자녀 중심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혼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배우자의 권익을 합리적으로 보장하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경애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1부장(상담위원)은 이와 관련 “냉정하게 보면 상속의 대상이 되는 재산 자체는 부부가 협력해서 이룬 것이고 최근의 자녀들은 취업 등이 늦어지면서 부모의 재산에 기여하기보다는 소비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이어 “상속재산의 본질은 부모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모은 것이고 여태까지는 일방 배우자가 정당하게 분배받아야 할 몫이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많이 상속돼 왔던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상속제도의 본질을 바로잡는 의미로 개정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부장은 다만 “이번 개정안에는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지 않았다”며 “선취분 도입만으로도 논쟁이 되는 상황이라 조심스럽지만 최근 연금 등에서도 사실혼 배우자의 권익을 인정하는 측면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분 선취도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지난 2006년에도 배우자의 법정 상속분을 확대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그보다 앞선 2005년에도 이계경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배우자 일방 사망 시 생존 배우자로 하여금 혼인 중 취득한 재산에 대해 기여도에 따라 분할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부재산제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은퇴연령층 중 배우자가 있는 은퇴연령층의 가처분소득 빈곤율은 43.0%였지만 배우자가 없는 은퇴연령층의 가처분소득 빈곤율은 71.5%에 달했다.

은퇴연령층이 아닌 일반 가구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에서 부부 양쪽이 함께 사는 가구의 평균 빈곤율은 14.8%에 불과한 반면 배우자와 사별한 가구의 빈곤율은 47.3%에 달했다.

이는 이혼상태인 가구의 빈곤율인 36.0%보다 12.3%p나 높아 배우자의 사별과 동시에 빈곤층으로 접어드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상황을 인식,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상속법 개정을 재논의해 왔으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김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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