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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통업 국감, 보다 현실적으로 다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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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19. 10. 07. 14:44

안소연
안소연 생활과학부 기자
골목상권은 파리만 날리는데 대형마트는 문전성시를 이룬다면, 누가봐도 대형마트에 상권 살리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골목상권과 대형마트 모두 파리만 날린다면 어느 한 쪽에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하게 보이지 않을까. 최근 몇년 새 유통업계의 불황이 보다 짙어지면서 예전과 같은 논리를 적용하기가 무척 어려워 졌다는 것을 체감한다.

그런데 국회는 현실을 보는 시각이 조금 다른건지, 아니면 현장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치적 문제로만 물든 국정감사에 소비자 경제는 ‘타성적으로 다루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8일 이마트·신세계프라퍼티 등 주요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한다. 쟁점은 골목상권 침해와 갑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변하고 있지만 쟁점은 매번 비슷하다는 인상을 준다.

만약에 국회의원들이 이들을 불러 요즘 경기가 어떤지 소상히 묻고 불황 타개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어떨까. 대기업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요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아웃렛들이 현 점포를 유지하는 것도 빠듯하다는 사실을 털어 놓고, 경제계는 이러한 현실을 모두 감안한 대책을 내놓는 게 그나마 이상적이다. 무엇보다 현실이 밑바탕이 된 방안들은 보다 구체적일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이 어쩌다 점포 확장 계획을 수립하면 일각에서는 주민들의 환영을 받기도 하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골목상권 죽이기’ ‘교통 체증 책임’에 대한 비판을 감내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 경제의 직격탄을 받고 있는 골목 상권 상인들도 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다. 자칫하면 ‘떼를 쓴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유통업체들에 질문하는 국회의원들이 이러한 실상을 잘 알고 있기를 바란다. 매년 똑같은 면박주기 질문은 이제 국민들에게도 식상하다. 실상을 알고 던지는 질문인지 아닌지는 매 순간 서민경제를 체감하고 있는 국민들이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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