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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면세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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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19. 11. 06. 11:36

(11-16)김지혜-반명
면세사업이 ‘계륵’으로 전락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너도나도 면세사업에 뛰어들었지만 5년도 채 되기 전에 한화에 이어 두산마저 두손을 들고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안에 서울 3개, 광주 1개, 인천 1개 등 전국 5곳에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내줄 예정이다. 가뜩이나 경쟁과다로 대기업도 사업을 접고 있는 마당에 사업권을 더 늘려 출혈경쟁만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소위 일컫는 ‘면세 빅3’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다. 관계자들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올해 말 예고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면세 매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의 불참으로 시내면세점 입찰은 유찰 가능성도 커졌다. 사업 연속성도 5~10년 밖에 되지 않는 데다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게다가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여전히 끊긴 상황이고,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의해 돌아가는 기형적인 국내 면세 시장으로 돌변함에 따라 면세사업자는 매출만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내려가는 기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송객수수료 때문이다. 국내 면세 매출의 70%가 이들 따이궁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송객수수료를 올리다보니 자금력이 바탕이 되지 않은 면세사업자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18조9602억원 중 송객수수료만 1조3200억원이나 차지했다. 면세사업자의 이익이 고스란히 중국 보따리상 주머니에 고스란히 들어가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정부는 국내면세점 매출이 늘고 있고 외국인 관광 활성화의 일환으로 면세점만 늘리려는 안일한 생각만 하고 있다.

이미 2013년 면세점 특허권을 5년 제한을 두면서 시장의 혼란을 겪어봤다. 2015년에는 면세점 특허권 남발로 적자만 떠안고 갤러리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이 사업기한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 하나가 얼마나 많은 기업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 이제 신중히 생각할 때다. ‘탁상행정’만 논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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