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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위기의 미술시장, 날개 달아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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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0. 01. 08. 09:30

전혜원
전혜원 문화스포츠부 차장
우리나라 미술시장에 혹한이 불어 닥쳤다.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5년 만에 줄어든 것.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작품거래금액이 4482억원으로 전년보다 9.3% 감소했다. 매출 규모가 10억원 넘는 대형화랑들의 작품판매금액은 전년보다 약 500억원 줄었다.

미술품 경매사들의 낙찰 총액도 급격히 감소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국내 경매사 8곳을 분석한 결과 2019년 낙찰 총액은 1565억원으로 전년 낙찰 총액 2194억원보다 무려 28.7%인 629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는 2016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미술시장에 왜 적신호가 켜졌을까. 이는 국내외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기획이나 작가군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색화 인기가 식으면서 미술시장에 거품이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기업의 미술전시 지원이 줄어든 탓도 있다. 그간 다수 작품을 사들였던 삼성미술관 리움이 활동을 중단한 것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미술 애호 저변이 얇다는 점도 지적된다.

특히 미술시장 위기에는 정부의 미술품 과세 강화 움직임이 기름을 부었다. 그간 미술품을 판매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됐지만, 정부는 미술품 거래가 잦을 경우 사업소득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양도차익을 사업소득으로 분류하면 세금이 크게 뛰어 컬렉터가 사라지고 미술시장이 고사한다며 미술계는 크게 반발했다.
한국 미술시장은 5000억원도 안 되는 작은 규모다. 중견기업 한 곳 정도의 매출에 불과하다. 이러한 미술시장을 되살리려면 규제보다는 미술품 거래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이 급선무로 보인다. 또한 미술계 스스로도 사업 다각화와 신규영역 개발 등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침체된 미술시장을 다시 일으킬 혁신적 방안이 필요한 시기다.

블루칩 작가 김환기의 작품만이 작년 말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최초로 낙찰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며 희망을 전했다.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제2의 김환기, 제3의 김환기를 발굴하고 키우는 것도 과제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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