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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미·중 ‘패권경쟁’ 속 선택 갈림길 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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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11. 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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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정치부 기자
이틀 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중국 정상은 인식의 간극을 재확인했다. 대만 문제 등 군사·안보 문제에선 미국이 한 발 물러서며 양국 간 신경전이 잦아드는 듯 보였으나 미국의 진짜 칼날은 ‘경제’에 있었다. 바이든 미 행정부가 최근 공을 들이는 공급망 재편을 통해 대중 견제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참여를 강요받는 모양새다.

한국이 두 나라의 패권경쟁 속에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수 십 년 전부터 대국굴기를 기치로 대외팽창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 사드 사태에서 보듯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도 대놓고 한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해서는 안 된다는 안보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한결같이 중국이 최대 교역국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중 사이 양자택일을 할 수 없는 난처한 처지임을 드러낸 것이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명분으로 우리 기업들에 기업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더러운 중국산 철강이 우리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며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를 연상시키는 거친 말투다.

우리로선 양자택일 없이 마지막까지 ‘중립외교’를 펼쳐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국이 동맹국 미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인 중국 사이에서 세련되지 못한 외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중 패권경쟁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도와 일본은 중국의 부상 속에서 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지 정부는 제대로 살펴야 한다. 이는 균형을 만들기 위한 것인데 한국외교는 전략적 모호성만을 반복하고 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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