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도심 속 오감으로 즐기는 ‘2色 2展’

日 공포만화가 이토 준지展 "비명 울려퍼져...중도 포기 버튼도 설치"
다감각 경험 '리사운드'전,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려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전시 전경. /웨이즈비

단순히 보는 데서 그치는 전시가 아니라, 체험을 하며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이색 전시들이 나란히 열리고 있다.

일본 공포만화가 이토 준지의 주요작으로 꾸민 몰입형 체험 전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와 소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감각을 이용한 미디어 작품들을 소개하는 '리사운드(reSOUND: 울림, 그 너머'전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서울 마포구 덕스(DUEX)에서 최근 개막한 '이토 준비 호러하우스'는 어둑어둑한 전시장에 음산한 웃음소리와 비명이 울려 퍼지고 곳곳에서 공포 만화 속 캐릭터가 튀어나오는 전시다.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한국에서 열렸다. 전시의 핵심은 약 15분간 관람하는 '귀신의 집' 같은 형태의 체험형 공간이다. 관람객 6∼10명이 밧줄을 붙잡고 함께 어두운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전시장에는 만화 '지붕 밑의 머리카락', '장서환영', '터널 기담', '토미에: 사진', '견디기 힘든 미로', '신음하는 배수관', '머리 없는 조각상', '소이치의 애완동물', '목매는 기구', '괴롭히는 아이' 등 여러 만화를 주제로 한 공간이 차례로 등장한다. 각종 소품과 장치만으로도 심장을 죄는 듯한 공간 곳곳에 배우 6명이 만화 속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등장한다.

심약한 관람객을 위해 곳곳에 중도 포기 버튼을 설치했다. 버튼을 누르면 관계자가 해당 위치로 온 뒤 체험형 공간 뒤편으로 안내해 준다.

전시에서는 이토 준지의 영상과 원고, 애니메이션 원화 등도 볼 수 있다. 또한 이토 준지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토미에와 소이치 가면을 나눠주는데, 이를 쓰고 만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시는 9월 8일까지.

높이 9m 크기의 대형 스크린에 파도의 움직임을 표현한 몰입형 미디어 설치 작품 '오션'. /디스트릭트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리고 있는 '리사운드'전은 4D(4차원)사운드, 인터랙티브 아트,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등 다양하게 감각할 수 있는 멀티센서리(multisensory) 작품들을 모은 전시다.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인 아르떼뮤지엄을 운영하는 디스트릭트가 선보인다.

처음 마주하는 중앙홀에서는 높이 9m 크기의 대형 스크린에 파도의 움직임을 표현한 몰입형 미디어 설치 작품 '오션'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3등 대합실이었던 곳에는 독일 작가집단 '모놈'(MONOM)의 4D 사운드 작업이 설치됐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시각적 요소 없이 360도 전방향 사운드로 표현한 작업이다.

네덜란드 기반의 필립 스튜디오의 '택틀 오케스트라'(Tactile Orchestra)는 촉각과 음악을 이용한 작업이다. 부드러운 털로 덮인 벽을 따라 관객이 작품을 쓰다듬으면 촉각에 반응해 소리가 흘러나온다. 관람객이 헤드폰을 쓴 채 각각의 의자에 앉아 바닥에 투사된 텍스트에 맞는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쏘쏘'(SOSO)의 작품도 있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