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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식료품이 더 올랐다… ‘칩플레이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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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7. 11. 15:48

미·영·독 등 9개국 조사서 확인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현상
SPAIN-ECONOMY/INFLATION
8일(현지시간) 스페인 론다의 한 상점에서 유로 지폐 그림이 그려진 깡통 저금통들이 선반에 진열되기 전 쌓여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값싼 식료품이 고가 브랜드에 비해 더 많이 오르고 있다는 가설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미국, 영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주요 9개국의 식료품 가격 하위 25%와 상위 25%의 상승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지난달 발표된 보고서는 값싼 물건이 더 많이 오른다는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 전세계적 상황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0년 1월부터 2024년 5월 사이 누적 물가 상승률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저가 브랜드 식료품 가격이 고가 브랜드에 비해 1.3∼1.9배 빠르게 올랐다.
모든 조사 대상 국가에서 '칩플레이션'이 확인됐다. 영국은 저가와 고가 식료품의 물가 상승률 차가 6%포인트로 조사 대상 중에 가장 작았다. 반면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그 차이가 14%포인트에 달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저가 브랜드 식료품 가격이 29% 오르는 동안 고가 브랜드는 15% 오르는데 그쳤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91개의 멀티채널 소매점에서 판매된 210만 개 이상의 광범위한 제품 단가가 조사에 활용됐다.

소비자들이 세일 물품 구매로 돈을 절약할 수 있었는지 측정한 결과 특정 브랜드에 충성도가 없는 경우에만 절약이 가능했다. 식료품점들은 저가 브랜드의 경우 유통기한이 임박했을 때를 제외하곤 할인판매를 하지 않았다.

우선 저가 브랜드는 글로벌 공급망과 원자재 가격에 노출돼 있어 할인판매를 할 만큼 마진에 여유가 많지 않았다. 또 소비자들이 물가가 오르고 실질 소득이 감소할 때 저가브랜드로 몰리면서 그만큼 수요와 소비가 늘기 때문에 가격은 덩달아 빨리 오르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저렴한 브랜드로 눈길을 돌리면서 잠시 돈을 절약할 수 있었겠지만, 그 저가 상품의 가격이 빨리 올라 가계는 큰 혜택을 보지 못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저렴한 브랜드 가격은 더 높게 유지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과거보다 많이 올랐다는 느낌 뿐 아니라 고가 상품과 비교해서도 '왜 이렇게 비싸지'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FT는 설명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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