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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코비드 신드롬] 저혈압·미열에 부정맥까지… 말 못 할 속앓이에 더 아픈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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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4. 08. 26. 17:55

롱코비드 악몽 시달리는 3인 인터뷰
감염 이후 3개월 지나도 새 증상 발현
기침·피로감·공황장애 등 증상 다양
병원서 치료 받고 있지만 원인 '불명'
재감염 가능성 있어 환자들 속수무책
롱코비드(코로나19 후유증)로 고통을 겪고 있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코로나19에 재감염된 후 악몽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A씨는 "저녁이 되면 부정맥 증상이 더 심해진다. 맥이 건너 뛰거나 빠르게 뛰기 시작하면 순간적으로 공황장애도 함께 온다 이전엔 없던 증상들"이라며 "가끔 안 좋은 생각을 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30대 직장인 B씨도 극심한 피로감과 미열·두통 등 롱코비드 증상으로 결국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치료받고 있다.

B씨는 "초기엔 회사에서 꾀병 취급을 받기도 했다. 억울했지만 어쩌겠나. 그 사람들은 후유증이 없었을 것 아니냐"며 "엔데믹이다 하면서 다들 마스크를 벗고 다니지만 감염 후 강박증이 생겨 한여름에도 안 쓸 수가 없다. 평생을 두려움과 걱정 속에 살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B씨와 함께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후유증 환자 중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손발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심각한 복통으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응급실에 실려온 이도 있었다고 한다.

30대 여성 C씨도 코로나19 감염 후 저혈압과 미열 증상으로 일생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탄했다.

C씨는 "처음 코로나19에 걸렸을 때가 여름이었는데 체온조절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 오한이 든 것처럼 몸이 떨려 겨울 패딩을 달라고 할 정도였다. 원래 혈압이 좀 높은 편이었는데 감염 후 저혈압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며 "감염 후 3개월 동안 해열제를 먹었지만 미열이 없어지지 않았다. 병원에서도 이제 37.2~3도의 열은 열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 코로나19 재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롱코비드 환자들의 일상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7월 3주차 226명 △7월 4주차 474명 △8월 1주차 880명 △8월 2주차 1366명 △8월 3주차 1444명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롱코비드란 최초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이 지나도 새로운 증상이 발현되고 이어지며 특별한 이유 없이 이 같은 증상이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는 증세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기침·가래, 피로감, 인후통, 두통 등 새롭게 생긴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된 경우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이런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코로나19증후군'으로 구분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롱코비드 증상은 피로, 두통, 후각·미각 상실, 기침부터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나 위장 장애, 근육통, 심계항진 등 200여 개에 이른다.

26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응한 롱코비드 환자들은 언제든 재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지만 주변에서 종종 꾀병으로 취급하는 것도 환자들은 좌절케 한다.

끝나지 않은 롱코비드에도 이들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B씨는 "언젠가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며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또 "처음 응급실에 실려왔던 날 롱코비드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한 어르신이 괜찮냐고 전화를 주셔서 한참을 울었다"며 "누군가 가끔 호전됐다는 제목으로 이들 올릴 때가 있는데 부러우면서도 나도 언젠가 좋아질 수 있겠지 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C씨도 "코로나19에 처음 감염된 뒤 후유증으로 당시 대학병원 5곳을 돌았지만 마땅한 치료제도 없었고 대학병원 의사들조차 생전 처음 보는 증상이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며 "스스로를 불치병 환자로 여기고 닥치는 대로 치료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한의원을 찾아 한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게 벌써 2년이나 됐다. 수천만원을 쏟아부었지만 돈과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내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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