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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찾은 교황…집전 미사에 국민 절반이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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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9. 11. 15:51

TOPSHOT-ETIMOR-VATICAN-POPE-RELIGION <YONHAP NO-3370> (AFP)
10일 동티모르에서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한 후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AFP 연합뉴스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을 사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티모르에서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하자 동티모르의 전체 인구 약 절반에 가까운 60만 명이 운집했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 있는 타시톨루 공원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이 곳은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던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해 미사를 집전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초 야외 미사에 참석하겠다고 등록한 인원은 30만명이었지만 이날 미사 장소에는 약 60만명이 찾았다. 인구 약 130만명의 동티모르에서 인구의 약 절반이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를 드리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날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동티모르 시민들은 새벽부터 줄을 서서 공원에 입장했다. 승용차와 버스 등으로 인근 도로가 꽉 막히는 인산인해를 이뤘고 현장 일대 통신이 사실상 마비되기도 했다. 기온이 30도가 넘는 가운데 그늘도 없는 벌판에서 미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소방 당국이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려주기도 했다.
동티모르는 전체 인구의 약 98%가 가톨릭신자다. AP통신과 현지매체들은 "신자 수백만 명이 모인 교황의 야외 미사가 있었지만 인구 대비 참석자 비율로는 이번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 전했다. 동티모르는 인구의 98%가 가톨릭신자다. 국민 거의 대부분이 가톨릭신자고 교황이 집전한 미사지만 국민 절반 가량이 참석하며 가톨릭교회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드러낸 것에는 동티모르의 역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 미사를 집전한 타시톨루 공원은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통치한 24년의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군이 살해한 동티모르인들의 시체를 처리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24년의 통치기간 동안 동티모르에선 20만 명에 달하는 동티모르인들이 학살당하거나 실종됐다.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던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은 동티모르 국민들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인도네시아의 압제로부터 자유를 찾으려는 동티모르에 국제 사회의 지지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후 동티모르는 2002년 독립해 '21세기 첫 독립국'이 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독립 이후 처음으로 동티모르를 찾은 교황이 됐다.

교황은 미사 말미 동티모르 해변에 악어가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여러분의 문화와 역사를 바꾸려는 악어를 조심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교황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것처럼 서구의 가치를 다른 나라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교황은 11일 동티모르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한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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