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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버섯으로 가죽·포장재 만든다… “농업부산물로 신(新)부가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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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기자

승인 : 2024. 10. 30. 14:07

스티로폼 포장재 대체… "강도 4배 우수"
동물가죽보다 물 사용·탄소 배출 90% 감소
'세계 최초' 기계충버섯 균사체 소재 실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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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김 원장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균사체를 활용한 스티로폼 대체 포장재다. /정영록 기자
농촌진흥청이 버섯 균사체로 가죽 및 포장재 등을 만들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농진청은 지난 2021년부터 환경보존과 자원순환 등을 위해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균사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버섯 자실체와는 다른 부위다. 해당 부위는 식물의 뿌리처럼 양분 흡수 기능을 한다.

김 원장은 "균사체는 실처럼 가느다란 균사가 치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룬다"며 "강성이 우수해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버섯 수확 후 남은 배지와 균사체를 이용해 스티로폼 및 가죽 대체 소재 등 핵심 제조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7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배지에는 버섯 균사체와 톱밥, 볏짚, 쌀겨 등 농업부산물이 포함돼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농업부산물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는 버섯 수확 후 배지에 양·수분을 공급, 내외부 균사체가 자라게 하는 배양 기술로 만든다. 가죽 대체 소재의 경우 열을 이용한 압축 등 가공 공정을 거쳐 생산한다.

농진청은 균사체 소재화에 기계충버섯과 아까시재목버섯을 활용했다. 특히 기계충버섯을 활용, 가죽 소재 실용화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다.

장갑열 원예원 인삼특작부 버섯과장은 "해외에서는 가죽 대체 소재를 만드는 데 영지버섯을 많이 활용한다"며 "영지버섯은 가공 과정에서 특유의 무늬가 나타나는데 기계충버섯은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염색 등 처리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계충버섯의 경우 한반도 고유종인 동시에 희귀종으로 균사체 소재 내·외부가 백색인 특징을 갖고 있다. 영지버섯보다 생육 속도도 2배가량 빠르다.

아까시재목버섯은 균사체 매트가 영지버섯보다 약 4.6㎝ 두꺼워 고급 스폰지 및 열 압착 후 가죽 소재 또는 대체식품을 활용이 가능하다.

버섯가죽 시제품 (2)
균사체를 활용해 만든 버섯 가죽 시제품. /농촌진흥청
김 원장은 "독자 기술로 만든 포장재는 기존 스티로폼보다 강도가 4배가량 우수하다"며 "가죽 대체 소재는 동물가죽보다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진청은 균주 확보, 해양, 소재 제조 원천기술 등을 바탕으로 스티로폼 대체 소재 상용화를 위해 새싹기업과 버섯 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민관 협업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원장은 "새싹기업이 단독으로 대체 소재를 생산할 경우 한 달에 2000~3000개가 최대였다"며 "농가와 협업한 결과 매달 2만 개씩 만들 수 있게 돼 생산성이 10배가량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버섯 수확 후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 소재 생산은 제조업체와 농가에 원료지 절감 효과 36.4%, 신선버섯 생산 판매 외 추가 이익 약 8억 원 등이 각각 발생한다고 농진청은 설명한다.

아울러 버섯 친환경 소재 개발의 생산유발효과는 2024년부터 2036년까지 56억83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세계 균사체 친환경 소재 시장 규모는 4조 원으로 2032년에는 8조6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 원장은 "기업과 농가가 같이 성장하면서 버섯 산업과 농업부산물의 농업적 가치를 키워가겠다"며 "포장 소재를 시작으로 가죽까지 산업화 범위를 넓히는 등 관련 산업 창출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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