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반 해외 이전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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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의류와 신발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1만4000원이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올해 절기상 가을이 짧았던 점이 꼽힌다. 관계자에 따르면 8월부터 급격하게 일감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A씨(여·57세)는 "본격적으로는 8월부터 힘들어졌다"며 "절반 이상의 일감이 줄었다고 체감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사가 안 되니까 일감이 줄어든 것도 있는데 올해는 여름이 길어서 가을 일감은 아예 없었던 수준"이라며 "일이 없어 한참을 쉬다가 최근 겨울옷을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5인 미만의 영세 봉제공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고용보험 가입 등에서도 소외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업 통계에는 잡히지 않은 채 이들이 전직할 경우 신규 취업자수로 편입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A씨는 "서울 내에서 공장도 갈수록 사라지는 추세"라며 "고용보험 가입이 안 돼 있으니 실업급여도 받지 못 하고, 소득단절로 생활이 안 되다보니 요양사 등으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요양사는 한 타임당 세 시간으로 친다고 들었다"며 "한 두 타임 근무하는 식의 시간제 근무나 청소업종으로 많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봉제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해마다 인근 공장이 없어져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광업제조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의복·모피 사업체수는 2022년 1999개에서 지난해 1937개로 62개(-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종사자수는 4만7000명에서 4만5100명으로 1900명(-4.1%) 줄었다.
봉제업 종사자들의 고령화도 심각해지면서 도심제조업 쇠퇴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숙련 인력들이 계속해서 없어진다면 향후 상승하는 K-문화 하에 패션업계의 장인 기반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 고부가가치화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