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등 기대감에 방어 낙관론도
1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범용 낸드(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30% 가까이 하락한 2.06 달러였다. 올해 1월 4.72 달러 대비로는 54% 급락했다. 범용 낸드 가격은 2~8월 4.90달러를 유지하다 9월부터 급격히 내려가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제품의 공세와 경기침체에 따른 IT기기 수요 부진 등이 맞물린 탓이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IT 수요의 제한적인 회복과 주요 낸드 공급사의 높은 가동률로 내년 범용 낸드 가격의 약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이런 추세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 가운데 낸드 비중이 약 30%를 차지한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46조4300억원으로, 이 중 낸드 매출은 14조3600억원이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대비 공급 제약 요인이 적은 낸드의 가파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5조원에서 38조원으로 약 16% 내렸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낙관론이 우세하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성능 낸드 수요가 크게 늘면서 범용 낸드의 부진을 방어할 수 있단 기대감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eSSD(기업용 SSD) 시장 매출이 73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내다봤다. 전 분기 대비 28.6% 늘어난 규모다.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HBM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9월 신제품인 HBM3E 12단 양산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말에는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낸드 사업은 eSSD 위주의 성장으로 외형과 이익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HBM 매출 비중도 43.9%까지 상승하며 내년 전체 영업이익은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