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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우는 토종 OTT…관건은 ‘KT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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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4. 12. 20. 16:18

정부, K-OTT 본격 육성…'1조 펀드' 조성
티빙·웨이브, 합병 지연에 수혜 제한적
KT 합병 입장 '주목'…"상생 관점서 검토"
정부가 K-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육성에 팔을 걷었다. 대규모 전략 펀드 기반의 콘텐츠·기술 투자를 예고하면서 토종 플랫폼들이 본격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1년째 합병을 매듭 짓지 못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를 두고는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업계에선 티빙의 주요 주주이자 유료방송 1위인 KT의 셈법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OTT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전략 펀드를 조성한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대비 자본과 기술력 등에서 열세인 토종 플랫폼을 중점 육성할 계획으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콘텐츠·기술 투자 등을 지원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월 3000만명 수준의 토종 플랫폼 글로벌 이용자 수를 2027년 1억명으로 늘린단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동반성장 및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토종 플랫폼 육성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이번 OTT 전략이 글로벌 진출의 모멘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주도의 OTT 산업 지원이 본격화됐지만, 대표 토종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논의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여전히 고심이 깊은 눈치다. 앞서 티빙의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의 모회사 SK스퀘어는 지난해 12월 두 플랫폼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과 웨이브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각각 730만명, 425만명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MAU가 110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내 1위인 넷플릭스(1160만명)와 맞먹는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경우 정부 지원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게 되면서 합병이 더욱 시급해졌다"며 "합병법인 체제에서 콘텐츠·기술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IPTV(인터넷TV) 등 유료방송 사업을 영위하는 KT의 찬성 여부다. 합병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2000억원 규모의 웨이브 전환사채 상환 문제도 해결되며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탔지만, KT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매듭을 짓지 못하는 상황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지분 13.5%를 보유 중이다. KT의 주요 먹거리인 IPTV가 OTT와 경쟁관계라는 점에서 숙고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과기정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2107만1566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KT 가입자는 885만2093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만3800여명 줄었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는 자체 제작한 콘텐츠 등을 KT IPTV 플랫폼 '지니 TV'에 공급하고 있다.

KT 측은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과 관련해 "유료방송 및 콘텐츠 산업 발전과 상생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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