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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61주년 기획] 해외 참전용사 ‘보은’ 더 이상 늦춰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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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7. 24. 09:18

"한국 또다시 위기때 도울 나라 얼마나 있겠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 방안 모색 절실
아라우부대, 필리핀 타크로반시 복구작업
태풍 피해 복구와 재건작업을 위해 필리핀에 파병된 한국군 아라우부대 장병들이 지난달 24일 6·25전쟁 64주년을 맞아 레이테주 타크로반시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도밍고 라가스(88)씨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아라우부대 장병들은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위한 초청 행사와 함께 주택 보수·의료 진료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필리핀 한국전 참전용사 7420명 중 레이테주에는 8명 참전했고 라가스씨를 비롯 현재 4명이 생존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61년이 지나 올해 정전협정 61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해외 참전용사에 대한 보훈사업과 보은행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해마다 6·25전쟁 해외 참전국을 찾아 자신의 사비를 털어 보은행사를 펴고 있는 한 민간 자원봉사자는 23일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더 늦기 전에 해외 참전용사들을 찾아 마땅히 해야 할 일은 민간 차원에서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해외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강국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펼치고 있는 민간 자원봉사자들은 현재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대한민국이 또다시 6·25전쟁처럼 국가 위기가 닥쳤을 때는 우리를 돕겠다고 나서는 나라가 얼마나 될지 냉철히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바로 해외 참전용사 보훈과 보은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국익 관점에서 한국과 참전국 모두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윈-윈 방안과 함께 체계적인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유엔(UN) 참전국에 대한 감사사업은 현재 국가보훈처와 외교부, 국방부가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보훈처와 재향군인회, 국방부가 서로 협조해 진행하고 있는 해외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다.

1975년부터 해마다 400~800여 명의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초청하고 있다. 발전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진정어린 감사를 표하고 있다. 방한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 대한 무료 의료 진료도 해 주고 있다.

국방부는 초청된 해외 참전용사 대부분이 격전지를 방문하고 싶어 해 관련 추모와 기념 행사, 격전지 방문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참전용사 후손에 대한 초청과 장학제도 운영도 정부와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참전용사 후손 네트워크 구성 사업이 보훈처와 현지 주재 한국 공관이 중심이 돼 진행 중에 있다.

또 국방부는 참전국과 군사외교 과정에서 꼭 참전용사를 초청해 고마움을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해군 순양훈련 때마다 참전국을 돌며 의장시범과 참전용사 초청 행사를 열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그룹과 함께 참전국에 참전용사를 위한 회관을 지어 주고 사업을 하고 있다. 이미 올해 초에는 태국에 근사한 회관을 지어주고 있다. ‘형제의 나라’ 터키에도 회관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해외 파병 장병들도 해당 국가 참전용사와 후손들을 위한 주택 보수와 의료 진료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 순방 때마다 6·25 참전용사에게 직접 감사를 표하고 참전기념비를 참배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참전용사 감사행사 차원으로 참전국과 참전용사를 직접 찾아 현지 위로·감사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유엔군 참전의 날을 제정하고 정부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참전용사와 악수하는 최완근 차장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2014 유엔(UN)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 발대식에서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일일이 악수로 한국전 참전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있다. / 사진=국가보훈처
유엔 참전용사 공훈선양 사업으로도 2004년부터 참전 21개국 중 전투병 파병 16개국에 대한 참전사 시리즈 편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와 미국, 그리스, 터키, 콜롬비아,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에티오피아, 남아프카공화국에 대한 영어·한국어·자국어로 참전사를 발간해 배포했다.

해외 참전용사 공적 발굴과 포상을 통한 명예 선양을 위해 1953년까지 무공훈장 수여자인 2125명에 대한 서훈자 명부를 확보하고 사업도 벌이고 있다. 해외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참전 기록과 스토리 디지털 아카이브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참전용사 후손과의 연계강화를 위해 국내외 청소년·대학생 평화캠프를 2009년부터 열고 있다. 저소득 참전국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으로 매월 교육비 지원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8845명에 대해 7억8000여 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참전용사 후손 네트워크 운영과 함께 2005년부터 국제보훈 워크숍을 열어 참전용사와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있다.

참전국에 산재해 있는 한국전 참전 현충시설을 체계적으로 관리 보존하며 기념비 건립도 하고 있다. 한국전 관련 시설은 현재 미국에 147곳, 캐나다 19곳, 영국 9곳, 호주 6곳, 프랑스 7곳, 벨기에 12곳, 콜롬비아 4곳, 태국 34곳 등 모두 238곳이 있다.

정부는 해외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 액자’(Thank You 액자) 증정과 대통령 명의 감사 서한 발송도 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외 참전용사에 대한 사업을 실무적으로 이끈 이강수 전 국방부 6·25전쟁 60주년 사업 총괄부장(대령·육사39기·한성대 겸임교수)은 23일 “국무총리실과 외교부 주관 해외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 국가보훈처·국방부가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이 조정 통합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부장은 “실제로 참전국을 방문해 보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찾아와 형식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주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다”면서 “정부 지원사업은 못 사는 나라 위주로 돼 있어 우리와 함께 나아가야 할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게는 추모행사 지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국내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유엔(UN) 참전국과 그 참전용사에게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참전용사들이 이제는 80~90 노령으로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범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며 체계적인 보훈과 보은사업을 펼쳐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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