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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국회법 개정안’…위헌소지 법률 ‘수용불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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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5. 06. 01. 17:31

靑수석회의…거부권 불사 방침…여야에 '위헌해소' 압박
국회법 개정안에 '정치타협 졸속입법' 인식 드러내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정부의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정은 결과적으로 마비 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화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소지를 지닌 채 그대로 정부로 이송돼 올 경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자 최종 선택지인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개정안이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것인 만큼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원칙론에서, 또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률을 거부하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과 관계없는 세월호특벌법 시행령 문제를 연계시켜서 위헌 논란을 가져오는 국회법까지 개정을 했다”며 “정부 시행령까지 국회가 번번이 수정을 요구하면 정책추진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번 국회법 개정안을 국회선진화법 체제에서 ‘연계전략’을 펴는 야당의 요구를 여당이 받아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자 졸속입법으로 규정하고, 향후 이 법안도 야당의 연계전략으로 활용돼 정부 공세용 시행령 수정 요구권이 빈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국회에서도 이번 개정안과 동일한 내용의 국회법 개정에 대해 위헌 소지가 높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행정입법을 견제하려는 국회시도가 위헌 논란 때문에 무산된 사례를 거론했다.

2000년 ‘시행령과 모법(母法)이 어긋날 경우 국회가 시정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가 위헌 논란으로 인한 일부 의원의 반대로 ‘시정을 요구한다’ 대신 ‘그 내용을 통보한다’로 수정됐던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최종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에 국회 차원에서 먼저 위헌 논란을 정리하라는 일종의 압박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개정된 국회법을 통과시킨 여당과 야당이 해당 조항에 강제성이 있다, 없다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국민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강제성 유무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통일돼야 한다”고 했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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