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러시아 침공 가능성 16일, 우크라 저항 표시 ‘국민통합의 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215010007164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2. 15. 10:22

푸틴 "우크라 전쟁 위기 외교 협상 'OK'"
미 국방부 "러 소수 부대, 우크라 국경 더 가까운 위치로 이동"
러 국지전 시작 가능성...미 대사관, 수도서 서부로 이동
우크라 대통령 "16일, 국민통합의 날 지정"
Ukraine Tensions
한 시민이 밸런타인데이인 14일(현지시간) 꽃다발을 들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를 걸어가고 있다./사진=키예프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협상 여지가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대를 우크라이나 국경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침략을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가입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 중단 등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그리고 나토 가맹 주요 유럽국이 거부하고 있는 것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대사관을 폐쇄하고 서부지역의 르비브로 이전하도록 했다고 밝힌 것도 러시아의 침공이 가까웠다는 것을 시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으로부터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답변에 러시아가 다시 보낼 약 10페이지 분량의 재답변 준비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협상을 계속하자는 라브로프 장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파트너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가, 아니면 서방이 끝이 없는 무한한 협상 과정으로 우리를 끌어들이려 시도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협상) 가능성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며 “협상이 무한정 계속될 순 없지만 현 단계에서 그것을 계속하고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답했고, 푸틴 대통령은 “좋다”고 응답했다.

TV 방영용으로 편성된 라브로프 장관의 언급은 세계에 ‘외교적 해결에 대한 희망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보내려고 고안된 것처럼 보였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Russia's President Putin meets with Defence Minister Shoigu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실 제공 타스=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은 냉담하게 반응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외교의 길이 열려있다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13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이 외교적 해결 전망을 어둡게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미 CBS뉴스는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소수의 러시아 지상부대가 최근 며칠 동안 큰 집결 장소를 떠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국경의 더 가까운 위치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러시아의 침략 위험성은 과소평가하면서도 불특정 세력에 의한 ‘내부 불안정화’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고 AP는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16일이나 17일에 일어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존재하는 위험을 알고 있으며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키예프 시민들이 이날 밸런타인데이를 축하하는 등 일상생활을 차분하게 유지하면서도 전쟁 발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키예프 시민들은 ‘도시를 방어하라’고 촉구하면서 지하 주차장·지하철역·지하 등 약 4500곳의 폭탄 대피소를 표시한 시장의 서한을 받았다고 AP는 밝혔다.

한 시민은 AP에 곡식과 통조림을 비축하고 비상 대피 가방을 준비했다며 “침착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공포에 빠지지 말라고 하면 할 수록 사람들은 더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Ukraine Tensions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키예프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개시일로 보고 있는 16일을 ‘국가 통합의 날’로 지정하고 국민에게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부르도록 촉구했다. 이에 대해 AP는 ‘저항을 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예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선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우리는 나토 회원국 자격이 우리의 안보와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요구나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엄정한 중립을 지키는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 모델을 제안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