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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해 "가자지구 학살의 배후에는 서방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체스판의 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얼마나 더 많은 어린이, 여성, 노인이 죽어야 휴전을 요구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 정치인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에 "즉각 광기를 멈추라"며 가자지구를 향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튀르키예 주재 외교관들을 불러들이면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는 모습이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를 통해 "튀르키예에서 나온 심각한 성명을 고려해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간의 관계를 재평가하기 위해 외교관들의 귀국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양쪽에 자제를 촉구하며 중재자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흑해 곡물협정이 유지되도록 양측을 설득하며 국제적 중재자로서 일정 부분 인정을 받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9일 "양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분쟁 종식 중재를 돕겠다"며 자신의 적극적인 역할을 희망하고 나섰다. 또 개전 초기인 지난 11일에는 에드로안의 지시에 따라 튀르키예 기관이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민간인 인질들에 대한 협상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에르도안이 이스라엘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 25일 "하마스는 테러조직이 아닌 해방 단체로, 자신들의 땅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이라며 예정됐던 이스라엘 방문을 취소했다. 그는 26일 교황과도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 사태에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제안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재차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외교관 소환에 앞서 "하마스는 이슬람국가(IS)보다 나쁜 비열한 테러조직"이라며 에르도안의 발언을 강하게 반박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튀르키예에 대해 공식 항의하고, 튀르키예 대사를 초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은 에르도안과는 달리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