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준비금 완화 수혜 못 받아
한화생명, "배당 규모 확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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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영업 드라이브로 해약환급금 준비금 규모는 올 3분기 들어 3조원대를 넘어섰다. 전체 이익잉여금의 절반 가량에 해당되는 규모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늘어날수록 배당 재원이 줄어든다. 시장 일각에서 '배당 미지급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한화생명 주가도 이달 들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화생명은 지난해 2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 만큼, 주가 부양을 위해서라도 연말까지 배당여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이날 종가는 2690원다. 지난 1일 대비 8% 가량 하락한 수치다. 이달 초만해도 주가는 2900원대를 웃돌았지만, 3분기 실적 발표날인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그리다 이날 소폭 반등했다.
한화생명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배당 가능성이 낮아져서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높아지면서 '배당 미지급' 가능성이 제기된다. 3분기 말 기준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3조6646억원이다. 작년 말(2조5047억원) 대비 1조원 이상 확대됐다.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규모는 올해 들어 매 분기 3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화생명이 올 4분기 3800억원 규모의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쌓아야한다고 보고 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대폭 늘어난 건 한화생명이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신계약 실적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고객이 보험료를 납입하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액은 줄어들지만, 한화생명처럼 새로운 보험계약이 빠르게 유입되면 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한다. 계약 초기일수록 해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IFRS17 도입으로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잉여금을 배당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신설됐다.
금융당국의 해약환급금 준비금 관련 규제 완화 대상이 '지급여력비율(K-ICS) 200% 이상'으로 한정된 점도 한화생명에 악재가 됐다.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65.5%로, 전년 말 대비 18.5%포인트 하락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을 감안했을 때 배당가능이익은 불충분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화생명은 배당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배당을 미지급한 이후, 2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배당 여부에 따라 주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배당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연말까지 배당 규모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