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은 소폭 감소
부품·원자재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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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DX부문의 올해 3분기 원재료 매입비용은 52조5743억원이다. 전년 동기 49조7233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솔루션 값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6% 상승했고, 카메라 모듈은 4% 뛰었다.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X부문의 3분기 원재료 매입비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39조6341억원에 머물던 매입비용은 2022년 58조5438억원으로 1.5배 가까이 늘었다. 이듬해 49조원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지만, 올해 다시 50조원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이후 정체된 생산·물류 차질은 회복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탓에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AI(인공지능) 등 나날이 고도화하고 있는 제품 스펙도 원가 상승의 이유 중 하나다. IT(정보기술) 기기에 프리미엄 기능을 지원하려면 고성능을 내는 모바일 AP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갤럭시에 들어가는 모바일 AP 솔루션의 지난해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28% 상승한 뒤 올해까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스마트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기업들의 실적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이 기간 DX부문은 비교적 선방한 성적을 올리며,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DX부문의 3분기 매출은 44조9900억원,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700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600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9조1834억원)에서 DX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한다.
재료비 인상을 감안해서라도 단행한 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MX사업부의 선전은 하반기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기능을 넣은 플래그십 모델 출시 효과가 주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펙이 향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됐다"면서도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이 확대돼 수익성은 오히려 두 자릿수 가까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DX가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알짜배기'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DX부문의 선전이 연말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DS부문이 4분기 당장 반등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며 "이 기간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TV의 판매 호조는 계속돼 DX부문 성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