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슈머' 의견 반영, 마케팅 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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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보이슈머'(Voicumer) 마케팅을 올해도 이어간다. 보이슈머는 '목소리(Voice)'와 '소비자(Consumer)'를 결합한 신조어다. 자신의 요구를 제품이나 기업 운영에 반영시키고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소비자를 뜻한다.
농심은 '보이슈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975년 출시했던 '농심라면'을 지난 1월 재출시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 제품은 농심이 1978년 롯데공업주식회사에서 '농심'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계기가 될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재출시된 농심라면은 1975년 당시의 요리법을 토대로 현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맛과 품질을 개선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1975년 버전을 그대로 반영해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복고의 느낌을 전달한다.
농심은 스낵 부문에서도 단종 제품 재출시에 적극적이다. '크레오파트라 포테토칩'은 편의점 GS25, 'B29(비29)'는 CU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1980년 국내 최초의 100% 생감자칩으로 출시된 '크레오파트라 포테토칩'은 짭짤한맛·양파맛·바베큐맛 등 다양한 맛으로 사랑받았으나 2000년대 초반 단종됐다. 그러나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안녕! 클레오파트라, 세상에서 제일 가는 포테이토칩'이라는 술게임이 유행하면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결국 재출시로 이어졌다.
특히 '비29'는 이번이 세 번째 재출시다. 1981년 출시돼 1991년 단종된 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힘입어 2009년 다시 출시됐으나 2012년 생산이 중단됐다. 하지만 '비29'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제품으로 2007년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는 '비29 재생산을 바라는 카페'까지 등장했다. 소비자들의 꾸준한 요청이 이어지면서 농심은 다시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보이슈머의 요구를 반영해 단종된 제품을 다시 출시하거나 개선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추세"라며 "보이슈머는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기업의 브랜드 가치, 사회적 책임, 윤리적 경영까지 고려하며 기업 운영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재출시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매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단종 제품의 복원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불러일으켜 마케팅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