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어르신들 ‘안전보험’ 무상 지원

서울시, 65세 이상 자동으로 적용
장해·배상책임 최대 500만원 보장
야광조끼·안전모·조명 등도 지급

서울시가 폐지수집 어르신에게 '어르신 안전보험' 가입을 지원해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5일 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폐지수집 어르신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어르신 안전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폐지수집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지수집 어르신 22%가 활동 중 다친 경험이 있었으며, 6.3%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전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경험률(0.7%)의 9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시는 폐지수집 어르신에 대한 보험 가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보장 항목은 △폐지 수집 시 일어난 교통사고 상해에 의한 사망·후유장해 최대 500만원 △상해사고 진단위로금 10만~50만원 △폐지수집 활동 중 타인(제3자)의 신체나 재물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대인·대물) 최대 500만원 등이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은 총 3007명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1839명(61%)으로 남성(1168명·39%)보다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80대 이상이 1412명(4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대 1231명(41%), 60대 364명(12%) 등 순이었다. 이들 중 기초수급자는 23%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시에 주민등록을 둔 65세 이상 폐지수집 어르신이면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보장받을 수 있다"며 "사고를 당해 보험금 지급을 받고자 할 경우 주민등록지 자치구 어르신복지부서에 문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는 폐지수집 어르신들이 위험한 도로가 아닌 인도로 다닐 수 있도록 다음 달까지 너비 1m 이하 경량리어카 3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구에서 어르신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한 뒤 보급한다.

또 보호장비 없이 어두운 밤 도로 위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야광조끼 1558개, 안전모 1141개, 리어카 부착 조명 871개 등도 희망자에 한해 지급한다. 이 외에도 폐지수집 공공일자리 참여자를 대상으로 하던 안전교육도 모든 폐지수집 어르신을 대상으로 연 1회 확대 실시한다. 주요 내용은 무단횡단 위험성, 보호장구 착용의 중요성 등이다. 시는 교육 참여자에게 다양한 안전물품을 지급해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정상훈 복지실장은 "보호장비 없이 도로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들의 사고가 늘고 있다"며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안전용품부터 안전보험 가입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해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일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