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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침묵’ 장기화...미 조야, 대북 접촉 추진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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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3. 08. 12:24

바이든 행정부 출범 50일, 대북접촉·정책 발표 없어
바이든 대통령·고위층, 북한 관련 언급도 크게 줄어
미 의회 지한파·전문가, 조속한 대북접촉 촉구
오바마 '전략적 인내' 회귀 비판도
바이든 국무부 연설
7일(현지시간)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50일이 가까워 오고 있지만 대북 접촉이나 정책 발표가 없어 미국 조야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연설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미국 조야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접촉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가장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출범 50일이 가까워 오고 있지만 북한과의 접촉이나 대북 정책 발표는 없다.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층의 북한 문제 관련 언급도 적은 편이다.

이에 워싱턴 외교가에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북 정책이 우선순위에 밀려냈다는 평가가 많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아무런 (대북) 메시지를 주지 않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메시지는 상당히 조속히 보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조속히 회담을 위한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북한에 위협을 고조시킬 수 있는 무임승차권을 줄 수 있다며 북한이 무기 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대화를 위한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검토의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비공식 소통 채널을 구축해 북한의 반응을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이 메시지는 잠재적인 후속 대화 기회에 대한 범위와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론 칸나 하원의원은 지난 3일 바이든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조속히 모색하라고 제안했다.

의회 내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인 이들은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하루아침에 포기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해체하겠다는 북한의 약속 범위 내에서 제재완화를 조정하는 단계적 절차가 가장 현명한 조치라는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 조야의 우려와 제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여러 가지 조짐 속에서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에서 북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커지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제기한 위협을 감소시키도록 노력하기 위해 한국·일본과 어깨를 맞대고 서서 우리의 외교관에게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국무부 내 대북특별대표도 임명하지 않았고, 하마평도 거의 없다. 협상대표가 이미 결정돼 접촉이 시작된 예멘·아프가니스탄 등과 비교하면 대북특별대표 공석은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대북 정책의 우선순위가 크게 떨어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4일 국무부를 방문해 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설명할 때도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지난달 25일 칼럼에서 “바이든 팀은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의 ‘기다리며 지켜보기’ 접근법의 반복이 작동하지 않을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침묵’이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한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시행해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용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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