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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검토 완료했지만 불확실성 여전·추진력 의문...“새로운 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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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5. 02. 12:07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트럼프 '그랜드 바겐'과 바이든 '전략적 인내' 중간지대
WP "단계적 접근법 추진력 불명확"...전문가 "새로운 길 아냐"
미 고위당국자 "새 대북정책, 북한 도발 방지 불가능"
바이든 국정연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실행 추진력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실행 추진력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한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고 확인한 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목표는 유지된다”며 “우리의 정책은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트럼프 행정부 ‘그랜드 바겐’과 바이든 행정부 ‘전략적 인내’ 중간지대

이와 관련,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상 간 외교를 통한 그랜드 바겐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위기에 거리를 둔 접근법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부에 대한 전부(everything for everything)’였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전무(全無) 대한 전무(nothing for nothing)’였다”며 “이것은 중간에 있는 어떤 것”이라고 말했다.

새 대북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과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중간 지대에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북미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하노이 AP=연합뉴스
◇ “새 대북정책 점진적 아닌 단계적 합의 추구”...WP “부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 교환, 단계적 접근법 추진력 불명확”

사키 대변인은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외교를) 모색하는 조정되고 실용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대북 외교적 관여를 지속한다는 것 외 명확한 것은 하나도 없다.

WP는 새 대북정책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는 ‘단계적(phased)’ 합의를 추구한다면서도 당국자들이 역대 행정부가 사용해 익숙한 ‘점진적인(step by step)’ 합의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우리는 그런 종류의 호칭을 우리 접근법에 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계적’과 ‘점진적’의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는 불명확하다.

이와 관련, WP는 “미국이 제시할 제안의 구체적 내용이 불분명하다”며 미국 당국자들이 직면한 당면 과제 중 하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까지 부분적 비핵화와 부분적 제재 완화를 교환하는 단계적 접근법의 이면에 추진력을 만들 수 있는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정부가 미국에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추진했던 6자회담보다 북·미 양자 대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6자회담은 ‘점진적’ 접근법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검증 메커니즘, 경수로 제공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적으로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계적’ 접근법이 북·미 협상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정상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싱가포로 AP=연합뉴스
◇ 전문가 “대북 조정된 접근, 새로운 길 아냐...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서 시도한 것”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신중하고 상호적이거나 단계적 접근을 강조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북한의 반응에 상당 부분 좌우될 점진적 단계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랭크 엄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윗을 통해 “북한에 대한 조정된 접근은 새로운 길이 아니다”며 과거 핵동결 합의, 6자 회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부분적 제재 완화를 모색했을 때 시도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현재로선 트럼프 시기의 관여와 오바마 시기의 전략적 인내 사이에서 접근법에 진정한 균형이 이뤄질지 가늠할 길이 없다”며 “외교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주도할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미 고위당국자 “새 대북정책, 북한 도발 방지 가능하다 생각지 않아...제재 압박 유지할 것”

실제 미 당국자들은 새 대북정책이 핵 도발과 관련한 북한 정권의 단기적 계산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토로했다고 WP는 전했다. 한 고위당국자는 “우리가 고려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발이 진행되는 동안 제재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고위당국자가 “우리의 접근은 싱가포르 합의와 과거 다른 합의들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한 것은 대북정책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만나 새 대북정책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21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도 대북정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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