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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중 관계와 중국의 패권주의적 욕망...중국몽과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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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 05. 14. 07:30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도 미중관계 갈등 지속
중국 '할 말은 한다'...미국과 '맞짱'
시진핑 등장 후 '신형대국관계' 본격 언급
21세기 민족주의 중화민족 부흥...'세계의 중국화' 일대일로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될 조짐은 없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기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노선을 이어가고 있고, 중국은 ‘할 말은 한다’는 모습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이다. 이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측에서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참석했는데 취재진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이 당초 2분씩에서 흥분한 상태로 공방이 되풀이돼 1시간이 넘게 지속됐다.

왕 부장은 미국의 중국 통신사 추가 제재를 거론,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다.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은 미국의 고질병”이라고 해 중국 관영매체들을 열광케 했다.
중국 정부가 바라는 미국과의 ‘맞짱’은 현실화될 수 있을까.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정부 출범을 계기로 ‘신형 대국관계’ ‘G2 시대’를 본격 언급하기 시작했다. 미국을 향해 ‘동급 대우’를 요구한 것이다.

이는 개혁개방의 드라마틱한 성과에 지구촌이 매료됐고, 이를 거드는 전문가가 많은 상황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중국의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중국식 사회주의’를 강조하면서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로 무마하려 했다.

시진핑의 ‘중국몽’은 개혁개방 30년의 그늘을 덮는 가리개에 가깝다. 중국몽이 미국몽(아메리칸 드림)처럼 전 세계인의 가치가 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샤오캉(小康·기본 의식주 해결)사회 건설’이라던 ‘중국몽’은 시진핑 제2기 들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재정의됐다.

서유럽 근대국가(Nation State) 성립과정의 ‘내셔널리즘’ ‘내이션’ 개념이 일본어 번역 ‘민족주의’ ‘민족’으로 한국·중국에 유입된 이래 각각의 변용을 겪는데 지금 중국은 그 모든 게 뒤섞인 상태이다.

근대국가 구성원인 국민을 양성하던 제국주의 내셔널리즘이 식민지·반(半)식민지의 저항적 민족주의가 됐다가 이 시대에 부활했고, 19~20세기적 체험이 패권주의 방법론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 등 주변국에 강압적이고, 2017년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동안 ‘혼밥’하게 한 G2 중국의 21세기적 민족주의는 난감하다.

이 혼종 민족주의의 실체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이다. 기축통화 지위와 제해권(制海權) 획득이 핵심일 이 세계 전략은 멋진 논리로 야심 차게 추진됐으나 얼마 안 돼 좌초한 패착이다.

일대일로가 관련국들과 이익을 나누는 ‘중국의 세계화’가 아닌 ‘세계의 중국화’이기 때문이다. 기술·인력 등을 전부 중국 본토에서 조달했고, 현지엔 파견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한 차이나타운만 생겨났다. 상대방에게 청산 불가능한 채무를 지우며 중국은 요충지의 지배권을 챙긴다.

중국은 국경·이념을 넘나들며 주권국가를 약화시키는 세속적 세계화와 결탁한 모양새이다. 중국과 여러 다국적 대기업들의 이해관계는 트럼프 세력과 대척점에 있다.

중국은 ‘디지털 레닌주의’로 매진하며 ‘부유해지면 자유화한다’는 기대를 배신했다. 기술탈취·매수·포섭 등 온갖 비정상적 행태가 애국으로 포장되고 있다. 전근대적 자의식을 근대적 민족주의로 재구성한 게 중국의 패권 욕망이다.

이것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이래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태도와 실질적 보복에서 드러난 본질이다. ‘자타공인 친미국가’ 시절의 한국을 대하던 정중함은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의 친중 행보 대가가 주자학적 중화주의 가치공동체였던 중세 사대관계만도 못한 게 현실이다. 대규모 차이나타운을 유치하는 강원도 최문순 지사의 “마음속 일대일로” 운운은 자해의 레토릭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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